2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용 이동형 발전기 등 장비를 실은 차량이 사드 기지로 진입하고 있다. (사드 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 제공)2021.4.28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경북 성주군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이 벌써 5년째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미국 방문 당시 사드 배치에 "한미동맹에 기초한 합의이자, 한국민과 주한미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전 정부(박근혜 정부)의 합의라고 해서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사드를 정상적으로 운용하는 데 필요한 우리 정부의 환경영향평가가 계속 미뤄지면서 "사실상 현 정부 임기 중엔 사드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성주기지엔 미사일 발사대 6기와 레이더·발전기 등 기타 장비를 포함한 사드 포대 1개가 '임시 배치'돼 있다. 또 이를 관리·운용하는 한미 양국 군 장병 약 400명이 현지에 주둔 중이다.


사드 발사대. (국방부영상공동취재단 제공) 2017.9.7/뉴스1

그러나 이곳 장병들은 2017년 4월 사드 포대 설치 이후 4년여 동안 제대로 된 막사 하나 없이 기지 부지 내 기존 골프장 클럽하우스 시설과 외부에서 공수해온 컨테이너 등을 숙소로 활용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사드 포대 배치를 포함한 기지 건설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예측·평가하기 위한 환경영향평가가 지지부진한 것과 관련이 있다.

당초 국방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12월부터 사드 배치와 관련한 환경경향평가에 착수해 2017년 6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당시 국방부가 평가 대상으로 제시한 사드 기지 부지는 약 15만㎡ 규모로서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33만㎡ 이하)에 해당했다.

통상 1년 이상이 소요되는 일반환경영향평가와 달리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6개월 정도면 끝난다. 당시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이 최우선"이란 이유로 관련 절차를 서둘렀고, 이 사이 주한미군도 기지에 배치할 장비들을 속속 국내로 들여왔다.


그러던 중 미군은 우리 측으로부터 사드 기지 부지를 공여 받은 지 6일 만인 2017년 4월26일 보관 중이던 사드 장비를 기지 부지 내로 전격 반입하면서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하는 인근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문재인 대통령. 2021.4.2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미군이 이때 환경영향평가도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지 부지에 사드 장비를 반입한 건 '5월 대통령선거 이후 사드 배치가 번복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 대통령은 취임 뒤 총 6기의 사드 발사대 가운데 앞서 성주에 설치된 2기를 제외한 4기가 국내에 반입된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그리고 정부는 2017년 7월28일 기존의 소규모 평가와 더불어 미군에 공여한 사드 기지 부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이 평가가 시작됐다는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 성주 현지에선 '임시 배치'된 사드 기지 내로 물자·장비 등을 실은 차량이 들어갈 때마다 이를 막으려는 현지 주민 및 사드 반대 회원들이 현장 통제에 투입된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료사진> © AFP=뉴스1

정부가 이처럼 사드 문제를 놓고 '어정쩡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건 사드 배치에 격렬히 반대해온 중국 때문이란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일각에선 "사드 배치가 남북관계 개선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앞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른바 '한한령'을 발동해 Δ자국민들의 우리나라 단체관광을 제한하는가 하면, Δ사드 기지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중국 내 사업장 이용을 금지해 결국 롯데마트가 철수하게 만드는 등 큰 피해를 줬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2017년 10월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Δ사드 추가 배치를 고려하지 않고, Δ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망(MD) 체계에 편입하지 않으며, Δ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사드 3불'을 얘기했다가 작년엔 "사드 3불은 약속도, 합의도 아니다"고 번복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의 이 같은 사드 관련 언급에 대해 미중 양국 모두와의 관계를 고려하는 바람에 그때그때 '수위'가 달라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마디로 "원칙이 없다"(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도 "다음 정권에 부담이 될 사안이 너무 많다"며 "중국과의 관계는 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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