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2021.4.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범야권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설'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윤 전 총장 측근들이 입당에 선을 긋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전당대회 결과와 친박계 인사와의 관계 개선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입당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최근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권성동·윤희숙 의원과 만났다. 장제원·유상범 의원과는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검찰총장 사퇴 이후 각계전문가를 만나면서도 정치권과 '거리 두기'를 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윤 전 총장과 소통한 국민의힘 인사들은 "제3지대나 신당 창당은 없다"(유상범), "'몸과 마음을 바쳐서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는 뉘앙스를 전했다"(권성동) 등 대화 내용을 전했다.


이 대화를 기반으로 당장 제3지대 가능성이 제기됐던 향후 행보를 국민의힘 입당으로 결정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각종 언론을 통해 '평당원 가입' '기호2번 등판설' 등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입당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근들은 입당에 대해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지난 1일 서울 연희동 골목을 방문하며 윤 전 총장 참모역할을 하는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윤 전 총장의 심증을 단언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국민의힘 입당설에 "국민의힘 인사들을 많이 만나는 것을 보면 (입당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게 정확한 워딩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또 다른 측근은 "윤 전 총장의 공식 멘트는 '입당 여부 및 시기는 정해진 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보도에 대해서는 "당혹스럽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 인사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윤 전 총장은 여전히 국민의힘 입당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심의 이유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와 친박계와의 관계 정립 등이 꼽힌다.

윤 전 총장은 범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당시 특검팀의 수사팀장을 맡으며 수사를 이끌었다. 이 때문에 보수정치권, 그중에서도 친박계 또는 보수 지지층 일부에서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윤 전 총장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높지만, 국민의힘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과거 정리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있어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결과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친박계 또는 친박계 지지를 받는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될 경우, 입당 여부나 시기를 두고 윤 전 총장이 고심에 빠질 것이란 관측이다. 반대로 비박계 인사가 당대표에 당선될 경우 입당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친박계라고 규정할 수 있는 후보는 없지만, 정치권에서 바라볼 때 친박계 지지를 받는 후보가 보일 수 있다"며 "친박계 지지를 받는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될 경우 윤 전 총장이 입당여부와 시기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반대의 경우 입당 시기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3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한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를 영입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면서도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더 큰 덩어리에 합류하여 문재인 정부에 맞서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텃밭이자 보수의 중심으로 꼽히는 대구·경북에서 탄핵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보수층의 변화를 촉구함과 동시에 윤 전 총장에게 입당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발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당대회에서 자강을 외치며 당헌·당규에 따른 경선 일정을 주장하는 이 후보와 추석 이후 범야권통합열차를 주장하는 나경원 후보 중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입당 시기가 유동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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