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9명의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공명선거·성평등 실천 서약식 및 국민면접 프레스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서약식에는 김두관·박용진·양승조·이광재·이낙연·이재명·정세균·최문순·추미애(이름순) 후보가 참석했다. 2021.7.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대선 후보 경선 흥행을 위해 '국민 면접' 콘셉트를 들고 나온 더불어민주당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후보들 간 질문·답변을 하는 형식의 국민면접 1탄이 별다른 신경전 없이 끝났고,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인사들이 면접관으로 나서는 국민면접 2탄은 시작도 하기 전에 후보들이 반발하면서 면접관이 교체되는 일이 발생했다.

9명의 경선 후보들이 이른바 '대통령 취업준비생'이 돼 독한 면접을 치르자는 구상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1일)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은 오는 4일 열리는 국민면접 2탄의 면접관으로 김경율 회계사, 김소연 뉴닉 공동대표,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 등 3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1대 3' 면접으로 진행되는 국민면접 2탄은 국민면접관이 경선 후보들을 상대로 국민을 대신해 질문을 던지는 형식이다.


김 회계사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당시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고 '조국 흑서'의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인사여서 당내에서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선기획단의 구상대로 '독한 면접'이 진행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다.

하지만 대선기획단은 발표 2시간여 만에 김 회계사를 면접관 명단에서 뺐다. '조국 펀드' 의혹을 제기해 온 김 회계사가 조 전 장관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어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훈식 대선기획단장은 "김 회계사가 사의를 표명했다"며 "전문가 패널로 당의 원로이자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김 회계사가 자진 사퇴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선기획단이 허위 브리핑을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김 회계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사퇴한 바가 없다"며 "(내가 교체됐다는)발표 이후에 대선기획단에서 '경선 후보들이 반발하니 곤란할 것 같다', '양해해달라'고 사후적으로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경선 후보들의 반발을 의식해 일방적으로 면접관을 교체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는 면접관 발표 직후 "2019년 조 전 장관을 거짓까지 동원해 공격했던 김 회계사를 국민면접 면접관으로 참여시킨다는 것이다. 진정 민주당의 결정인지 믿기 어렵다"고 했다. 정 전 총리도 "이제 조 전 장관을 놓아주자"며 "당 지도부는 무슨 이유로 이렇게 가혹하게 조국의 시간을 연장하려는 것이냐.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취준생(대통령 후보)이 면접관을 교체한 셈이 되면서 각 후보들이 취준생이 돼 면접을 보자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국민면접 1탄이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국민면접 2탄도 면접관 교체 논란에 부딪히면서 민주당 경선 흥행에도 적신호가 들어온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날 열린 국민면접 1탄은 한 후보가 다른 후보를 지명해 발언하는 '너 나와'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상대 후보에 대한 거리낌없는 지적과 발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후보간 토론이 이어지기보다는 현안과 정책에 대한 기자간담회와 같은 단순 답변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면접 1탄은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등에서 생중계됐다. 최소 2만여명이 실시간으로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동시간대 접속자 수가 약 3만명에 달했던 국민의힘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에 비하면 저조했다는 평가다.

흥행을 위한 대선기획단의 카드가 조 전 장관 문제 등에 막히면서 당 지도부의 고심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독한면접관 후보군에 올랐던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경률 회계사의 교체에 대해 "(민주당 스스로)흥행 기회를 발로 찼다"며 "그냥 조국이랑 김어준 불러 면접관을 시켜라"라고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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