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최재형 감사원장(오른쪽) 2021.6.28 © 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문재인 정권과 각을 세우며 '공정' 이미지를 구축해 온 야권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전혀 다른 대권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우선 두 사람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서부터 큰 온도차를 나타내고 있다.

최 전 원장 대선캠프 상황실장격으로 영입된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 타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최 전 원장은) 정당정치가 아니고서는 대의민주주의를 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분명히 있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러면서 "입당 여부와 시기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굉장히 심사숙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3지대에서 독자세력화가 아닌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쪽에 방점을 찍은 발언이다.


김 전 의원은 입당 시점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는 못박기는 조금 어렵다"면서도 "어쨌거나 입당하면 (경선 버스를) 타게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는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 여전히 신중을 기하고 있는 윤 전 총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이 11월에야 이뤄질 것이란 관측은 이날도 계속됐다.


지난 9일 윤 전 총장과 만났다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과 대화해보니) 아마도 바깥에서 중도층을 결집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며 "당장 국민의힘에 들어갈 생각은 없는 거 같고 마지막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현재의 윤 전 총장 지지율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굳이 입당해 경선을 치를 이유는 없다며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막판 후보 단일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같은 의견이다.


다른 점보다 닮은 점이 더 많은 두 사람이 국민의힘 입당에 다른 입장을 취하는 배경에는 '지지율'이 있다는 분석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이른바 '추-윤 갈등'이 본격화하고 지난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주자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아내 김건희씨의 '쥴리' 의혹과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장모 최모씨의 일에도 지지율은 여전히 공고한 편이다.

경선에 참여한다면 처가 의혹에 대한 공세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 말대로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 과정을 거치는 것이 불필요할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당 밖에서 중도세력까지 포섭해 국민의힘 후보와 막판 단일화에 나서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섰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시각이다.

반면 최 전 원장은 4%대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하듯 공식 출마선언도 아직 하지 않았다. 캠프 구성도 김 전 의원 한 명에 그쳐 있다. 캠프를 구성하고 목소리를 내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의혹과 관련해서는 윤 전 총장에 비해 자유롭다. 학창시절 몸이 불편한 후배를 도와 함께 서울법대에 입학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연, 부친인 고(故)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6·25 참전사, 아들 둘을 입양해 키운 점 등 '까미남'(까도 까도 미담만 나오는 남자)이란 별명이 붙은 최 전 원장이다.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에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방어할 의혹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 전 원장은 부친 장례식에 조문한 국민의힘 인사들을 만나며 입당에 관한 접점도 차츰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입당 문제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과의 공통점이 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대권주자로 발돋움하려는 포석을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최 전 원장은 전날(12일)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윤 전 총장의 대안주자로 보는 시각에 대해 "저는 저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제가 막 출발하는 단계에서 말씀드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신중하게 반응했다.

김영우 전 의원은 이날 윤 전 총장에 대해 "상처 난 국민과 고장 난 대한민국을 치유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박한 평가를 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는 통합과 치유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최 전 원장이 가지고 있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굉장히 인간적이고 따뜻한, 특히 소외된 국민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이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윤 전 총장의 차가운 이미지와 대조시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퇴 후 4개월 가까이 잠행해 온 윤 전 총장과 달리 최 전 원장은 사퇴 후 불과 2주 만에 대권 출마를 공식화하고, 소통창구로 김영우 전 의원을 신속하게 내세우며 깔끔한 출발을 하고 있다.

언론과의 직접 접촉에서도 적극적인 답변을 이어가는 등 '속도'와 '적극성'에 있어서도 윤 전 총장과 다른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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