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이재명, 이낙연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1.7.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를 놓고 이 전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다툼을 벌이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까지 공방에 참가하며 전선이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미래'가 아닌 '과거'로 회귀하는 대선 경선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명 지사는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 전 대표의 찬반 입장을 두고 "정치인은 국민께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납득이 좀 안 된다. 투명하지 않고 안개가 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4년 3월 노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표결에 불참하며 탄핵 저지에 나섰다. 당시 국회 본회의 무기명 표결에 참여한 의원 195명 중 탄핵에 반대한 의원은 단 두 명이었다. 이 전 대표는 탄핵에 찬성한 새천년민주당 소속이었다.

이 전 대표 측은 탄핵에 반대표를 던진 2명 중 한 명이라는 입장인 반면 이 지사 측은 이를 확신하기 어렵다며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당시) 탄핵에 참여했는지 안 했는지는 저도 모르지만 공방을 지켜보며 과거 사례를 봤다"며 "탄핵 표결을 강행하려고 스크럼까지 짜서 물리적인 행동까지 나서서 하신 것 같다. 사진에 그렇게 나온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전날(21일) KBS뉴스에 직접 출연해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반대했다"고 일축했다.


이낙연 캠프 상황본부장을 맡은 최인호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낙연 당시 의원은 반대투표를 명백하게 했다"고 했다.

이어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을 네거티브 소재로 삼은 점에서 불편했고 유감스럽다"면서 "지지율이 상당히 이기고 있을 때는 '원팀'을 강조하다가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노 전 대통령까지 거론하면서 네거티브로 돌변한 것은 정치적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선 예비경선을 통과한 정세균, 이낙연, 이재명, 추미애, 박용진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발표를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21.7.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양측의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 전 총리까지 이를 거들고 나섰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는 의장석을 지키고 우리 의원들이 탄핵을 저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이 전 대표는 다른 정당에 있어서 그 정당 내부 사정을 자세히 모른다"며 "그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이 아마 추미애 전 장관일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표결 당시 정 전 총리는 여당인 열린우리당 소속이었으며 추 전 장관과 이 전 대표는 탄핵에 찬성한 새천년민주당 소속이었다. 여권이 호남 기반 새천년민주당과 친노(친노무현)계 중심 열린우리당으로 갈라진 때였다.

정 전 총리의 이번 발언은 해당 논란에 대해 자신이 노 전 대통령을 지키려는 열린우리당 소속이었음을 강조하면서, 새천년민주당에 몸을 담았던 이 전 대표와 추 전 장관 모두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는 "그 내용(내부 사정)도 모르면서 제가 가타부타 얘기하는 것은 점잖지 못한 일"이라면서도 "문제점들이 있으면 그런 것들은 내부 경선에서 잘 거르고 가야지, 그렇지 않고 그냥 본선에 나가면 이게 작은 흠도 핵폭탄급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본선 경쟁력을 자꾸 따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공방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후보간 네거티브가 결과적으로 당에 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 때 표결을 어떻게 했는지, 사생활 문제 등으로 상대를 흠집내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국민들이 무슨 관심이 있나"라며 "먹고 사는 것이랑 무슨 상관이냐"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네거티브 앞장서는 두 후보(이 지사, 이 전 대표), 그분들은 청산해야 할 구태정치 그 자체"라며 "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민주당 경선에 무슨 관심을 두고, 민주당 재집권에 어떻게 지지를 보낼 수 있겠나. 이렇게 계속할 거면 집에 가라고 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신동근 의원도 "민주당의 역사와 그 속에서의 '노무현의 통합 정신'을 생각했을 때 적통과 탄핵 논쟁은 적절하지 않다"며 "우리 모두 노무현의 정치적 자식들이자 노무현을 지켜내지 못한 죄인들이고 노무현의 희생으로 일어선 자들이기도 하다. 적통, 탄핵 공방을 멈추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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