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21일 일본 도쿄 외무성에서 웬디 셔먼(Wendy R. Sherman)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제8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외교부는 3국 차관들이 한반도 문제와 지역·글로벌 정세 등 한미일 3국간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제공) 2021.7.21/뉴스1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3일 한미일 고위급 협의체의 분기별 정례화 계획을 밝혀 최악이라고 불리는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 직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가을에 추가 한미일 3자 외교차관협의회를 하기로 합의했다"면서 "4분기에 미 워싱턴D.C.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 셔먼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일본 도쿄에서 제8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를 갖고 한반도 문제와 지역·글로벌 정세 등 한미일 3국간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는 2017년 10월 이후 약 4년 만에 열렸다. 3국 간 외교차관 협의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인 지난 2015년 4월 워싱턴에서 처음 열렸다. 이후 2016년 4번, 2017년 1월 워싱턴에서도 개최됐다.


그동안 '자국우선주의'를 외치며 동맹을 등한시해 온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에는 한번도 개최되지 않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맞서 한미일 3국 공조를 강조해왔는데 3국 협의회 정례화는 이러한 바이든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도 바이든 정부의 3국 공조에 발을 맞추기 위해 한일관계 개선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바이든 정부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끌어들이려면 한일관계 개선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정부의 노력에도 일본 측의 묵묵부답으로 한일관계 개선의 돌파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 올림픽 계기 방일 무산으로 당분간은 이 상황이 지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모습.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한미일 3국 공조를 통해 대중국 압박에 속도를 내려던 미국으로선 '악재'다. 원할한 공조로 한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한일 양국이 얼굴을 붉히는 상황이 온다면 3국 공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미 한국과 미일 사이엔 대북·대중 정책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 우리 정부는 미국, 일본과 달리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 전략을 취하고 있다. 또 미일은 대북정책에 있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유지, 북한 인권 문제 등을 언급하며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전처럼 섣불리 중재에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미국이 막후에서 중재했지만 한국 여론에 역풍을 맞으며 한일관계는 더 악화된 바 있다. 이 경험으로 미국은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문 대통령의 방일 무산 관련 질문에 "두 나라 사이의 방문이나 회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우리가 줄곧 취해온 더 폭넓은 관점은 미국과 한국, 일본의 굳건하고 효과적인 3자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한미일 간 잦은 회동을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모습이다. 셔먼 부장관도 이날 한미차관대화에서도 잦은 회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관계를 강조하며 "모든 관계가 그럿듯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국가 간 신뢰와 우정을 유지하는 데 가장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미일간 정례 회동은 한일관계에 어느 정도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종문 한신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는 한미일 차관협의회 정례화에 대해 "(한일관계 개선이) 주된 목표는 아니지만, 미국이 적극적으로 한일 간 자리를 만들겠단 이야기"라며 "현재 양국이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정례적인 협의체를 통해 만난다면 정례 협의체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