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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17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도 모자라 삼국시대 '백제'까지 소환되며 과거를 향하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백제' 발언이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것이라며 맹공에 나섰고, 이 지사는 오히려 이 전 대표 측이 발언을 왜곡하고 있다고 맞대응하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까지 논쟁에 적극적으로 가세하면서 후보들 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자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재명 캠프와 이낙연 캠프는 전날(25일) 각각 긴급 기자회견과 정례 브리핑을 개최하고 상대 진영을 향해 "지역주의를 조장한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재명 캠프 우원식 선거대책위원장과 박홍근 비서실장,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전 대표와 그 캠프에 대해 "호남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담긴 인터뷰를 '지역주의 조장'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지난 23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대선출마에 관해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충청하고 손을 잡은(DJP연합) 절반의 성공이었지 않나. 이긴다면 역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자신의 지지율이 더 높아진 상황을 언급하고 "우리가 이기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 됐다"며 "현실적으로 이기는 카드가 뭐냐고 봤을 때 결국 중요한 건 확장력"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낙연 캠프는 이 지사가 '호남 후보 불가론'을 내세운 것으로 해석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후보께서 한반도 5000년 역사를 거론하며, 호남 출신 후보의 확장성을 문제삼았다"며 "'영남 역차별' 발언을 잇는 중대한 실언이다.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의 시곗바늘은 한참 뒤로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캠프는 이 지사의 반박이 나오자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재반박했다.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의원은 "백번 양보해 백제까지는 그렇다 쳐도, 확장성 부분까지 가면 '선의였다'고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며 "솔직히 발언의 진의를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신 전 의원은 또 "이재명 후보는 발언이 문제되면 '허위다, 오해다, 왜곡이다, 전체 맥락을 보라'고 한다"면서 대응방식까지 문제 삼았다.
두 후보 간 논쟁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논쟁과 달리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 의원도 적극적으로 참전했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4일 "가볍고 천박하며 부도덕하기까지 한 꼴보수 지역 이기주의 역사인식이며, 정치적 확장력을 출신지역으로 규정하는 관점은 사실상 일베와 같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전날에도 "일부 경선 후보들이 망국적 지역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지역주의와 끝까지 맞서 싸워 꼭 이기겠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반면 김두관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지역주의를 불러내고 있다"며 공격했다. 김 의원은 "군필원팀 사진보다 더 심한 악마의 편집이다. 정말 왜들 이러시나. 도대체 이 경선을 어디까지 끌고 가려고 하나"라고 꼬집었다.
영남 출신인 이 지사와 김 의원, 호남 출신인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각각 짝을 이뤄 대립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쟁이 오히려 후보들의 출신 지역에 따른 구별을 만들어내 지역주의를 다시 불러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과열된 분위기를 의식한 듯 "집권당의 예비후보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서로 존중하는 태도로 토론하고 본질적 문제에 접근할 때, 희망도 갖고 안심하게 된다"며 "여섯 후보 모두 원팀이다. 좋은 토론은 따끔한 비판과 함께 따뜻한 격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쪽 진영에서 이미 서로를 향해 주워담기 어려울 만큼 격한 표현으로 '비판'이 아닌 '비난' 수준으로 공방을 벌이면서 '원팀' 기조는 균열이 생겼다. 이에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초 오는 28일 원팀 협약식을 진행하려 했으나, 이날 각 캠프 본부장과 연석회의를 개최해 조기에 사태를 수습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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