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근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입당 축하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8.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오는 18일 개최되는 '조기' 정책토론회를 기점으로 오히려 당내 갈등이 한차원 더 증폭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일단 토론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윤 전 총장의 대선 준비 조직인 '국민캠프' 관계자는 13일 뉴스1과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아직 결정을 안 했지만 공격이 집중된다는 일각의 우려 등을 이유로 참석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 통화하며 참석 여부를 물었을 때 명확한 답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토론회 직전에 '구국의 결단'을 하지 않겠냐"고 같은 취지로 말했다.

윤 전 총장이 경선 시작도 전에 일정이 잡히면서 갈등의 도화선이 된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다면, 토론회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토론회 후 양측이 처할 상황이 극명하게 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1차 정책토론회의 주제는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 분야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각 예비후보자들은 자유발언 7분과 찬스발언 1분, 마무리 발언 1분 등 총 9분의 발언 시간이 주어진다. 찬스발언은 선택 사항이나 모든 참석자들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은 주제가 정해졌다는 점에서 '네거티브'로 흐를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각 분야에 대한 대략적인 비전만 밝혀도 시간이 부족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통화에서 "주제가 명확하고 이에 대한 비전을 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여 네거티브로 흐를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제나 '돌발' 상황은 존재한다. 홍준표 의원은 '보수 궤멸의 주범'이라고 직격한 윤 전 총장을 향해 "토론 때 보자"며 이미 선전포고를 한 상황이다.


또다른 주자들도 윤 전 총장의 대표적인 실언으로 꼽히는 '주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등을 거론하며 해명을 요구할 수 있다. 해당 발언 모두 토론 주제에 부합한다.

윤 전 총장 측이나 정치권 예상대로 10명이 넘는 다른 후보들이 토론회 내내 윤 전 총장 공세로 일관한다면 조기 토론회를 강행한 경준위와 이 대표에게 비판이 쏟아질 수 있다.

이제 막 체육관에 들어와 마우스피스도 제대로 끼지 못한 선수에게 '스파링'을 이유로 링에 오를 것을 강요해 상처를 입힌 꼴이 될 수 있어서다.

윤 전 총장측은 이달 말로 에정된 예비경선 후보 등록을 마치고 실제 경선에 돌입한 이후에는 어떠한 형식의 경선 일정에도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민캠프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8.1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토론회 과정에서 실제 윤 전 총장이 위기에 처할 경우 윤 전 총장측에서는 이번 조기 토론회가 윤 전 총장을 망신주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의심이 커질 공산이 크다.

당내 친윤계는 물론 윤 전 총장 지지자들 역시 무엇을 위한 토론회였냐며 당 지도부를 향해 강한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이 경우 일주일 후인 25일 추가로 열릴 토론회를 둘러싼 갈등은 한층 더 격화할 수밖에 없다.

이와 반대로 '네거티브'가 적고 콘텐츠 위주의 토론이 진행된다면 신경전을 벌인 윤 전 총장 측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지지율 1위 주자가 당 대표를 불필요하게 흔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윤 전 총장은 25일 토론회도 참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마지막 경우의 수로 윤 전 총장이 불참한다면 두 사람의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캠프 신지호 정무실장의 '탄핵' 발언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의 통화에 대해 "당 대표 입장에서 그 말을 신뢰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사과나 유감의 구성요건은 갖추지 못했다"며 '반쪽' 신뢰임을 드러냈다.

갈등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당내에서는 자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전날 "샅바싸움을 하다가 큰일을 그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다 보면 중도층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상승세를 탄 지지율이 돌아설 경우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모두가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