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근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입당 축하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8.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18일 첫 대선 예비후보 정책토론회 개최 여부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의 월권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출범 이후 토론회를 개최하자는 중재안이 나왔으나 당 지도부 마저 중재안을 놓고 둘로 갈라지면서 당내 갈등이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토론회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의 통화 녹음 유출 논란이 불거지면서 토론회에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국민의힘은 토론회 개최를 놓고 원안대로 추진하자는 입장과 논란을 고려해 시기와 방식을 조정하자는 입장, 토론회를 아예 취소하자는 입장 등 3가지 주장이 얽히고 설킨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윤석열 "경준위 토론회 개최는 월권"…이준석 "월권 아냐"

토론회를 둘러싼 갈등은 윤 전 총장 측이 경준위의 월권 논란을 제기하며 불붙었다. 토론회는 당 선관위가 결정할 사안으로 경준위는 그 권한이 없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후보들을 불러 모으는 것도 권한 밖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토론회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경준위가 주최한 대선 예비후보 대리인 간담회에도 윤 전 총장 측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13명의 참석 대상자 중 불참자는 윤 전 총장 측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측 뿐이었다.

윤 전 총장과 대척점에 선 이 대표는 최고위 의결로 경준위가 출범했고 당헌·당규 수정 사항을 제외한 모든 것을 정할 수 있도록 경준위에 권한을 위임했기에 경준위의 활동이 월권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을 향해서는 당원이 된 만큼 당을 우선에 두고 협조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양측의 갈등은 윤 전 총장 측 신지호 캠프 정무실장의 이 대표를 겨냥한 '탄핵' 발언으로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8.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준석 "중재안 합리적" vs 김재원 "토론회 취소해야"…통화 녹음 악재까지

윤 전 총장 등 일부 후보에서 경준위 월권을 문제 삼자 국민의힘은 김기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중재안을 마련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중재안은 오는 23일 출범 예정인 선관위를 조기 출범시키고 토론회 일정을 출범 이후로 미루거나, 개최 하더라도 발표회 형식으로 전환하자는 내용이다. 경준위 월권 논란을 없애고 후보들이 부담스러워하는 토론 방식도 발표회 형식으로 톤 다운한 것이다.

문제는 중재안이 제시됐음에도 갈등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최고위원 간 입장이 엇갈렸다.

토론회 개최에 반대 입장을 밝혀 온 김재원 최고위원은 "토론회든, 비전정책보고회든 경준위의 월권행위이므로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수진·배현진 최고위원도 같은 입장이다.

반면 이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은 중재안에 찬성했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오늘 여러 의원들과 논의를 통해 정리한 바로는 그저께 김 원내대표께서 제시하셨던 중재안이 합리적이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준위에서 김 원내대표의 중재안을 기반으로 해법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른 최고위원도 "최고위가 경준위에 권한을 위임했으므로 월권은 아니다"며 "중재안이 나왔다. 법안도 수정안·대안이 나오면 다 받아들이지 않나. 중재안대로 가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원안을 고수하는 의견도 있다. 한 예비후보는 뉴스1과 통화에서 "토론회를 며칠 남겨뒀다고 방식이나 일정을 바꾸느냐"며 "원안대로 가는 것이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라고 말했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지난 13일 오전 발표회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가, 오후에는 최고위 요청이 오면 고민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기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전날 뉴스1과 통화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더 큰 논란을 일으킬 것이기에 안 바꾸는 게 맞는 거 같다"라고 말해 원안대로 추진하는 쪽에 어느 정도 결심이 섰음을 시사했다.

한편 토론회 개최를 놓고 이처럼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통화 녹음 유출이라는 또다른 악재가 불거지면서 양측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2일 윤 전 총장과의 통화를 녹음했다. 여기에 대표 실무진이 통화 내용을 문서화했는데 이것이 당 밖으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제기됐다.

대표실 관계자는 "이 대표 핸드폰의 자동녹음 기능이 있어서 의도를 갖고 녹음을 한 건 아니다"며 "실무진의 실수로 내용이 유출됐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은 "통화를 녹음했다는 자체가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더구나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크다. 윤 전 총장도 관련 보고를 받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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