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을 도왔던 현지인들을 태운 공군 다목적기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한 아프간 협력자들 태운 공군 KC-330 수송기. /사진=뉴스1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대사관·관련 기관 업무에 종사했던 현지인과 가족 378명이 한국 땅을 밟았다.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와 가족들은 26일 오전 4시24분쯤 우리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에 탑승했다. 이후 경유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출발해 약 11시간 비행 끝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입국한 아프간인 대부분은 현지 한국 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무소, 2011~14년 정부가 운영한 아프간지방재건팀(RPT), 현지 한국병원과 직업훈련원에서 함께 일하고 관련 업무를 도왔던 직원과 그 가족들이다. 의료와 정보기술(IT)·통역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전문 인력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극단주의 수니파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신변위협을 느껴 한국 대사관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이들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지난 23일 KC-330을 비롯한 공군 수송기 3대를 아프간 인접국인 파키스탄에 보냈다.


당초 정부는 민간 여객기로 아프간인 조력자들을 데려오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현지 치안 상황이 악화해 민항기는 카불 국제공항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군 수송기 투입을 결정했다. 이번 아프간인 수송 작전 '미라클'엔 300여명이 탈 수 있는 KC-330 수송기 1대와 대당 120여명이 탈 수 있는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 2대가 동원됐다.

애초 우리 정부에 '한국행' 의사를 전해온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와 가족은 모두 427명이었지만 1차로 우리 군 수송기 탑승을 위해 카불 공항에 집결하는 과정에서 36명이 마음을 바꿔 영국 등 제3국행 또는 아프간 잔류 의사를 밝혔다. 우리 정부는 최종 391명에게 국내 입국에 필요한 여행 증명서를 발급했다.


아프간인들이 대부분 가족 단위로 움직이고 10세 이하 어린이가 180여명으로 전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우선 73가구 378명을 KC-330 수송기에 태워 국내로 데려왔다. KC-330은 여객기(에어버스 A330)를 개조해 만든 기종이어서 전술 수송기인 C-130J와 달리 기내에 좌석이 있다.

KC-330 탑승자를 제외한 나머지 3가구 13명은 파키스탄에서 휴식을 취하며 대기하다 추후 C-130J 수송기편을 이용해 입국한다.


이날 입국한 아프간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공항 밖 임시생활 시설에서 대기한다. 이후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충북 진천 소재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한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된 아프간인은 증상에 따라 의료기관이나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된다.

인재개발원에 입소하는 아프간인들은 6~8주가량 머물며 국내 장기 체류 등에 필요한 교육과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에 입국한 아프간인들에게 우선 최장 체류기간 90일인 단기방문(C-3)비자를 발급한 뒤 체류기간 연장에 필요한 법령(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 등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