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단상으로 향하는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세우며 충청권 민심잡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 입장을 냈던 이낙연 후보의 과거 발언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수차례 입장을 바꾼 것은 물론 행정수도 이전 관련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해 ‘부끄럽다’고 밝히는 등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확인돼 입장 번복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27일 대전 MBC 주관으로 열린 대선후보 경선토론회에서 행정수도와 과학수도 중심의 충청 수도권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케이(K) 테크노폴리스와 대덕특구, 천안아산 산업단지 고도화를 통해 과학수도를 완성함과 동시에 국회세종의사당 설치와 대통령 제2집무실, 행정기관 추가 이전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현재의 공약제시와는 달리 과거에는 행정수도 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온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에도 “행정수도 이전 국민 다수가 동의하지 않을 것” 부정적인 견해 밝혀




이 후보는 새천년민주당 원내대표였던 지난 2004년 10월 열린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신행정수도 건설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정이 나왔다”라며 “그 법에 찬성표를 던졌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2003년 노무현 제16대 대선후보 대변인으로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적극 홍보했던 입장을 1년 만에 바꾼 것이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국무총리 신분이었던 지난 2017년 8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국회와 청와대를 세종시로 옮기는 수도 이전에 대해 “다수 국민이 동의해주지 않을 것 같다. 헌법재판소에서도 관습헌법이라고 했다. 국민이 수도가 옮겨가는 것에 동의해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세종시민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가 “수도 이전을 위해 앞장서도 모자랄 이 총리가 논의 자체를 포기한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직무유기다. 국민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하고, 이춘희 세종시장이 “수도 이전 개헌은 대통령 공약인데, 이 총리의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가 더 의지를 갖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파문이 일기도 했다.


정치권, “상황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입장 바뀌” … 충청수도권 공약 진정성 의심돼

이처럼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이 후보가 충청권 민심을 잡기 위해 또다시 입장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논란과 함께 이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 충청권 정계 관계자는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을 보고 이 후보의 충청권 공약의 진정성을 어떻게 의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며 “정치적 입장과 상황에 따라 행정수도 이전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는 것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도 “관습헌법 상 서울은 수도라는 시대착오적인 헌재 판결에 대해 찬성표를 던져서 부끄럽다는 의견을 표시해놓고 이제 와서 행정수도 건설 공약을 내세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