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2021.8.3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청와대는 상황을 조심스럽게 주시하는 분위기다.

지난 4일 첫 경선 결과가 나온 대전·충남에 이어 5일에는 세종·충북 순회경선 투표 결과가 공개된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전·충남 개표결과 54.8%의 과반 득표로 압승을 거뒀지만 이제 시작을 뿐이다. 아직 경선 초반이라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일찌감치 대선개입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정치와 거리두기를 해왔던 청와대였기에 더욱 '입조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여러 차례 참모진에게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정부는 오로지 민생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참모회의를 통해서도 "(대선) 경선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으나 청와대와 정부는 철저히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 방역과 경제회복 등 현안과 민생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임기 막바지까지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다짐을 위해 청와대는 미리 각 대선주자 캠프에 참여할 의향을 밝힌 내부 인사들에게 사표를 받는 등 문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졌다.


청와대는 오는 21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대비에도 여념이 없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의 대면 참석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이 되는 해이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차 한미 정상회담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황인 데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 민생 입법 등을 놓고 치열한 여야 힘겨루기가 예상되는 만큼, 청와대 내부에서는 정치권 동향에 대해 말 없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읽힌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고 '협치'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우리 정부로서는 국정과제들을 매듭지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고 또 시급한 민생 개혁 과제들을 처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국정의 마지막까지 정부가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무리발언에서는 "지금이야말로 협치를 하기에 좋은 시기"라며 "우리 정부에 말년이 없다고 한 것은 마지막까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해결해야 하는, 운명적으로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아무리 정치권 태풍 속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꺼린다고 해도 끊임없이 정치의 중심으로 소환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여당에서는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여전히 30%대 후반에서 40%대까지 나오는 등 여전히 존재감이 크기 때문에 대선주자들의 '문심' 얻기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문심'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출간을 앞두고 있는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 저서 '승부사 문재인'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총리에 대한 문 대통령의 비공개 발언이 담겨 주목을 끈다.

강 전 대변인은 "코로나 위기를 돌파하는 방식 면에서 문 대통령과 이 지사는 '케미'가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때 "이재명 지사 식으로 속 시원히 해결 못하고, 지금 같은 긴박한 상황에서는 이재명 지사 식의 말과 액션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전 당대표에 대해서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정 전 총리에 대해서는 "방역 현장으로 달려가 불철주야 땀 흘리시던 모습은 현장 중심 행정의 모범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칭찬했다고 한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