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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지난 8월 직원들에게 '대선 후보들이 공약으로 수용할 만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과 관련해 검찰에 박 차관을 수사의뢰했다. 선관위는 여성가족부에 대해서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 개발에 관여한 의혹을 조사 중이라고 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공개한 여가부 내부 메일에는 "과제 관련 외부 회의, 자문할 시에는 공약 관련으로 검토한다는 내용이 일절 나가지 않도록 하며 중장기 정책과제로 용어 통일할 것"이라는 지시가 적혀 있다.
마치 입단속을 하듯 '공약'이라는 것을 숨기라는 지시와 함께 은폐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어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야당에서 공직자들이 대선에 개입했다며 반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공무원의 정치 개입은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의 공정성을 흔든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다.
내각을 통할하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전 부처 공무원들에게 서한문을 보내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며 대선을 앞두고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엄중하게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는 앞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등으로 '정치적 중립'에 있어 여러 차례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온 터다. 오히려 현 정부가 검찰과 경찰, 감사원 등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고 믿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전·현직 여당 의원들이 내각에 유난히 많은 점도 의심을 사기 좋은 환경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정애 환경부 장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이 부처를 이끌고 있다.
그러니 대선을 목전에 둔 지금 공직사회가 더욱 선거와 거리를 둬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이는 여러 차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기도 하다.
정치와 정책, 정치인과 공직자를 따로 떼어놓고 보기 힘든 만큼 공직사회가 정치권, 그리고 정치인을 통해 전달되는 국민들의 의사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권이 바뀌어 정책이 크게 흔들릴 때마다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자조 섞인 소리가 들리곤 하지만 사실 국민들이 선택한 정치 지도자가 다수 국민들의 뜻에 따라 정책을 펼치면 '영혼' 생각은 접어두는 게 맞지 싶다.
영혼이 없는 것보다 심각한 문제는 '영혼을 파는' 것이다.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 모르는 지금 특정 정치세력에 줄을 대는 행동이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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