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한 달' 위기를 기회로…'인의장막' 상쇄가 승패 가늠자
후보 선출 후 한 달 지나…김종인·이준석과 갈등, 설화·메시지 부재
직접 갈등 봉합, 소신·유연함 동시 부각…"학습능력 평가"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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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보낸 '한 달'은 '검사 윤석열'의 티를 벗고 '정치인 윤석열'로 거듭나는 압축판이었다.
정확히 한 달 전인 지난 11월5일 윤 후보는 전체 득표율 47.85%(최종 합산 득표수 34만7963표)로 홍준표 의원을 꺾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윤 후보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내년 3월9일을 우리가 알고 있던 법치, 공정, 상식이 돌아오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날로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대선 승리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출발은 좋았다. 후보 선출 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당 대표와 잇달아 만나며 대선 승리 방정식을 구체화해 나갔다.
또 후보 확정에 따른 '컨벤션 효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조사에서 10%p(포인트) 이상 앞서 나갔다. 대선에 대한 국민 인식도 '정권교체론'이 '정권연장론'을 계속해서 압도했다.
이런 분위기는 선대위 구성에서 잡음이 흘러나오며 채 2주를 넘기지 못했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을 사퇴한 후부터 자문을 구하며 가까이 지내온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겠단 뜻을 피력했다.
후보 선출 직후 김 전 위원장을 만난 것도 '총괄선대위원장=김종인'이란 점을 직접적으로 확인시켜준 행보였다.
그러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카드가 제기되면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관계가 급격하게 얼어 붙었다.
지난달 20일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과 김병준 위원장을 함께 만나는 '3자 회동'을 추진해 선대위 인선을 마무리 지은 듯 했지만 이틀 후 김종인 전 위원장이 돌연 '시간을 달라'며 참여를 거부하면서 문제가 본격화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임명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선대위 구성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러던 중 이준석 당 대표와의 갈등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 대표가 난색을 표한 당직자 인선부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이수정 교수의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영입, 여기에 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로 불리는 이른바 '윤핵관'의 이 대표에 대한 온갖 음모론 제기까지 불거지며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결국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짧은 글을 남기고 잠행에 돌입했다.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이준석 대표와 겪은 갈등의 이면에는 측근들이 자리한다.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는 윤 후보 측근들을 가리켜 '파리떼', '하이에나'라는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정치신인 윤 후보가 이들에게 둘러싸여 국민이 기대한 참신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의 발로였다.
그럼에도 윤 후보는 두 사람의 의견을 크게 신경쓰지 않으면서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켜 역효과를 낳았다.
대국민 메시지의 부재와 각종 설화도 위기를 낳았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선대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 영입한 조동연 서경대 교수를 '예쁜 브로치'라고 비유했다. 그러자 여성 전문가를 액세서리에 비유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윤 후보도 주 52시간제 및 최저임금 등과 관련해 실언을 뱉으면서 비판의 중심에 섰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애초에 머릿속에 '이슈선점' 같은 말은 들어있지 않다"며 "메시지가 산으로 간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이 켜켜이 쌓이면서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좁혀졌고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자 윤 후보가 상황 정리에 나섰다. 이 대표가 잠행에 나선지 나흘만인 지난 3일 울산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 이 대표와 담판을 벌여 모든 갈등을 해소했다.
여기에 김종인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수락 소식도 발표하면서 마침내 '후보 윤석열-총괄 김종인-홍보 이준석'이란 삼각편대가 위용을 갖추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의 지난 한 달에서 희망과 우려를 동시에 봤다고 입을 모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김종인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를 '결국'에는 함께 하지 않았나. 처음부터 이렇게 했다면 논란도 없었을 것"이라며 "윤 후보가 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으로 보이는 데 평가할 것은 본인이 안 되겠다 싶으니 이를 고쳐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습능력이 있다는 측면에서 지난 한 달의 행보를 평가한다"며 "그러나 대선까지 석 달이라는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언제든 문제는 재발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어떤 판단을 내리는 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지난 한 달간 문제의 핵심은 윤 후보 측근들, 즉 '인의장막'에 둘러싸인 느낌을 국민이 받은 것"이라며 "김종인과 이준석을 모두 품으면서 정리를 했다는 것은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여전히 본질의 위험성은 있다. 대권을 잡더라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측근 정치를 확실히 경계해 그런 인식을 타계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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