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2021.12.1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유능함'을 앞세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일 정부와 차별화한 정책을 내세우며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를 주장한 데 이어 공시가격 현실화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하며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같은 부동산 정책 변화를 공약이 아닌 당면 과제로 추진하고 있지만 당내는 물론 정부와 청와대를 설득하는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철회한 바 있어 이번에도 입장을 관철하지 못한다면 '유능한 경제대통령'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유예…당내 반대 의견 설득이 관건

이 후보에게 가장 시급한 입법 과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다. 이 후보는 1년간 양도세 중과를 유예하되 기간 내 집을 빨리 팔수록 중과율을 낮춰주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와 함께 2023년부터 1주택자가 된 시점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적용하는 법안을 패키지로 추진해 매물 유도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후보의 구상대로라면 하루 빨리 관련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당장 당내 반발부터 잠재워야 한다. 이번주 중 의원총회가 예정돼 있지만 양도세 중과 유예 방안이 안건에 오를지도 정해지지 않는 등 찬반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20일 뉴스1과 통화에서 "양도세 중과 유예안을 의총에 올릴지 안 올릴지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논의해 봐야 한다. 12월 임시회에서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청와대 설득도 문제다. 청와대는 이철희 정무수석을 통해 양도세 중과 유예에 반대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도 "정부와 청와대는 주택시장 상황이 민감한 전환점에 있기 때문에 '다주택자 양도세' 같은 근간에 대한 논의는 신중해야 하고, 시장 안정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양도세 중과 유예 관철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전날(19일) 민주당 서울시의원단 간담회에서 "민주당의 보다 큰 실질적 변화가 필요하다. 집값 문제에 대한 정책적 변화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한시적 양도세 완화 문제 등에 대해서 말이다. 국민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주당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자리에 함께한 박영선 선대위 디지털전환 위원장이 전했다.

◇공시가격 현실화 유예 요청…정부·청와대는 '신중'

이 후보는 내년도 단독주택 표준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공시가 현실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후보는 전날 "부동산 가격이 예상 외로 폭등해 국민 부담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현실화 로드맵의) 조정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과 정부는 공시가격을 2030년까지 시세의 90%까지 높인다는 목표로 공시가 현실화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는데 이 후보가 다시 한번 재검토를 요청했다.

집값 상승과 공시가격 현실화(시세반영률 조정)가 겹칠 경우 주택 보유세에 더해 건강보험료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정부의 공시가 현실화 로드맵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 후보는 공시가 현실화 로드맵 조정과 더불어 재산세와 건보료가 오르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재산세나 건강보험료는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공시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는 재산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계획을 유예·재조정해 세 부담을 현재와 유사한 수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정 역시 공시가 인상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 중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도 경기를 고려하지 않고 공시가 현실화를 강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공시가 현실화 계획을 변경하는 것에는 당정 모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산세가 7월에 부과되는 만큼 공시가 추이를 보고 대책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7월 재산세를 부과할 때 세금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공시가 확정이 3월이다. 당장 대책을 만들 것은 아니다"고 했다.

◇'충분한 보상' 위해 선제적 추경…여야 합의 없인 불투명

이 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에 맞춰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한 선제적 보상 방안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지급하는 보상액으로는 피해를 구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전날 정부가 방역 강화에 따라 소상공인에게 1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에 대해 "최소한 방역 조치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매우 턱없이 부족한 게 분명하다"며 정부 정책을 직격했다.

이 후보는 연초 선제적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으로는 '선(先)보상, 선지원'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 후보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최대 100조원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밝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당선을 조건으로 하지 말고 당장 어려움을 감안해 여야 합의와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가능하도록 협조해주면 지금의 어려움도 잘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 후보의 제안에 발맞춰 민주당도 선보상의 법적 근거를 담은 소상공인지원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는 등 뒷받침하고 있지만 12월 임시국회가 '개점휴업' 상태여서 법안 논의가 쉽지 않다.

정부는 기정예산 활용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야가 추경 편성에 한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이 후보의 '선보상, 선지원' 구상도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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