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시내 한 식당 문에 ‘정치인·공무원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내걸렸다. 거리에선 불을 끈 채 영업하는 ‘소등 시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모두가 수많은 자영업자의 소리 없는 ‘절규’다.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지난 2년간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켜오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직접 거리에 나섰다. 사상 유례없는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으로 20개월 넘게 생존의 고통을 겪은 자영업자들이 ‘집합 금지명령’을 어긴 범법자가 됨을 무릅쓰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

무거운 한숨만 내쉬던 자영업자들을 지난 2년간 버텨오게 했던 건 그나마 언젠간 팬데믹 위기를 걷어내고 반드시 찾아와 줄 것이라 굳게 믿었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희망이었을 터. 실제로 2021년 11월엔 위드 코로나 전환을 기점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재기의 꿈이 실현되는 듯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 만에 빠르게 재확산된 코로나19 위기에 정부는 ‘방역패스’ 조치를 내렸다. 다시 한번 4단계에 준하는 고강도 거리두기 카드를 꺼낸 것이다. 자영업자 입장에서 단계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방역 대책에 대한 반발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 같은 반발을 의식해 정부 당국이 내놓은 방침은 손실 보상 외에 전국 320만 자영업자에 100만원씩 모두 3조2000억원의 방역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것. 그러면서 이전까지 10만원이던 손실보상 분기별 하한액을 50만원으로 올리고 10만원의 방역물품 현물 지원을 추가했다. 여기에 최저 1% 금리로 최대 2000만원의 융자를 지원하겠다는 게 정부 지원의 요지다.


정부의 이 같은 방역 강화 조치는 위드 코로나 이후 신규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 하루 감염자가 8000명대를 앞둔 시점에서 내린 결정이다. 사적 모임 인원은 전국에서 4명까지 허용되고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은 오후 9시로 제한되는 등 4단계 수준에 준한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들에게만 일방적인 피해를 강요하는 정책이란 비난과 함께 거센 반발이 일었다.

물론 방역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선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더욱 탄탄한 지원책을 들고나왔어야 했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가 지급기로 결정한 방역지원금은 자영업자들의 피해 복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없는 말 그대로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에도 못 미친다.?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번지기 시작한 2020년 실제 소상공인들의 소득 감소는 전년대비 43.1%에 달한다. 팬데믹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3000만원대 중반이던 평균 영업이익이 방역 강화로 1900만원으로 급감한 것이다.?

소득 감소에 따라 부채 상황이 악화돼 빚을 진 소상공인 비율이 10% 이상 늘었다. 방역대책에 자영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이고 확실한 지원책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