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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전태일문학상 수상작가이자 2022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한국 후보인 이현 작가가 성장 장편소설 '호수의 일'을 펴냈다.
신간 '호수의 일'은 주인공 호정이 17살에 은기와 만나 경험하는 설렘과 사랑, 각자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담았다.
흔히 사춘기는 봄에 비유되지만 혹독한 겨울의 바람을 몰고 오기도 한다. 주인공 호정은 사춘기지만 겨울에 살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를 만나러 혼자 지하철을 타고 갔던 어느 저녁의 기억때문이다.
호정은 부모님이 사업에 실패한 뒤 할머니 댁에서 지내면서 집안을 떠다니는 원망의 분위기를 접했다. 이 시절을 통해 그는 외로움이라는 말을 배우기도 전에 그 마음을 알아 버렸다.
"그럴 때마다 내 안에 도사리고 있던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정말로, 피부로 느껴진다. 꿈틀. 그걸 토해 내고 싶기도 하고, 비명이라도 질러 버리고 싶어진다. 하지만 나는 더욱 입을 다문다" (38쪽)
이현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첫사랑의 두근거림뿐 아니라 가족, 친구와의 갈등과 외로움 등 한가지로 정리되지 않는 여러 갈래의 깊은 마음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이에 이번 소설에는 등장인물의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매만지는 문장들이 돋보인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말해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다른 사람의 눈길만으로 아파지는 것들이 있다. 돌이킬 수 없으면서 사라지지도 않는 것들이 있다. 사라진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136쪽)
"우리에게는 다른 어떤 소리도 없었다. 우리는 그저 손을 잡고 있었고, 온통 흔들리고 있었다" (166쪽)
호정은 은기를 떠나보내고 다시 홀로 남지만 은기의 존재로 인해 겨울같았던 마음은 이전과 같지 않다. 그는 이런 상태에 대해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지만, 봄이 오는 일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다"고 진단한다.
이제 호정은 가족 상담을 고민하고 친구들과 화해하며 치유와 성장으로 나아갈 준비를 한다. 신간 '호수의 일'은 흔들리며 아픔과 기쁨을 모두 겪어 낸 이들이 깊이 공명하며 위로받을 수 있는 성장소설이다.
◇ 호수의 일 / 이현 지음 / 창비 /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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