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북한의 정찰위성을 개발하는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 했다고 10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수위가 남북관계 '훈풍'이 불던 2018년 이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작년 영변 핵시설 재가동에 이어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정황과 동창리 로켓 발사 기지의 개건·확장까지. 사실상 북한이 정세 악화로 가는 모든 카드를 꺼내 드는 모습이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0일(추정)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했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서해위성발사장의 여러 곳을 돌아보면서 위성발사장 개건 현대화 목표를 제시하고 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방도를 밝혀주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곳이 두 차례나 인공위성을 발사한 장소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군사정찰위성을 비롯한 다목적 위성들을 다양한 운반 로켓으로 발사할 수 있게 현대적으로 개건확장"하라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서해위성발사장을 '우주정복의 전초기지'로 만들라면서 '위성 발사'를 부각했다. 그러나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할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1월 당 정치국 회의에서 예고했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철회 수순을 밟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작년부터 외부에서 확인된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움직임을 통해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북한은 지난 2017년 신형 ICBM급 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2018년 1월에는 김 총비서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핵 단추' 공방을 벌이면서 한반도 긴장 국면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한반도 정세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전환됐다. 북한은 비핵화와 북미대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같은 해 4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선제적인 핵·ICBM 시험발사 중지 및 북부 핵실험장(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방침을 밝혔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이 총 여섯 번의 핵실험을 단행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은 그해 5월 남한 기자들을 포함한 국제기자단이 보는 앞에서 폐기됐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로 평가됐던 이 같은 각종 조치들은 그러나 작년부터 차츰 다시 복구되기 시작했다. 북한 핵개발을 상징하는 장소인 영변 내에서 5MWe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가동 징후가 확인되면서다.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석탄화력발전소 위성사진('38노스' 갈무리) 2021.5.30/뉴스1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작년 8월 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고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을 재개했다고 분석했다. 우리 국가정보원도 10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북한이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올해 들어선 미사일 시험발사를 집중 전개했다. 1월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6차례, 순항미사일을 1차례 쐈고 2017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시험발사까지 감행했다. 이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엔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 시험'이라고 명명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급 발사체 시험을 진행했다.

아울러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는 지난 7일(현지시간) 최근 촬영한 풍계리 위성사진에서 건물 신축 및 기존 건물 보수 작업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건물 신축이나 보수 등의 활동은 2018년 5월 폐쇄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우리 정부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실질적으로 핵실험이 진행되는 갱도의 복구 정황까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련의 행보를 종합하면 북한은 핵·미사일과 관련한 거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면서 미국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미는 전날인 11일 북한의 최근 '정찰위성 관련 중요 시험'은 ICBM의 성능 개량 시험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이를 공동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북한이 김 총비서의 서해 위성 발사장 현지지도를 보도한 시각인 오전 6시에 맞춰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한미가 북한에게 '경고'를 보내면서 '기싸움'도 질 의사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북한이 주장하는 국방력 강화가 향후 북핵 협상을 고려해 '카드'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인지 '강 대 강' 기조로 나아갈 돌격 행보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북한 또한 한반도나 국제사회의의 정세 변화에 따라 도발 시점과 수위 등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 기술과 동일선상에 있는 인공위성, 정찰위성 발사로 추가적인 '간보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당장 4월 중 이와 관련한 '도발'을 단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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