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 환자를 부당 유인해 보험사기 공범으로 몰아넣은 병원들을 보건당국에 신고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 경기도 하남에 살고 있는 백모 씨는 최근 눈이 침침해 동네 안과에 들렀다. 확인 결과 시력 저하에 가벼운 백내장 증세가 보인다며 안경을 새로 맞추고 백내장 약물 치료를 받기로 했다. 

병원에서는 가벼운 백내장이라 약물치료만 받으면 된다고 했지만 백 씨는 불안한 마음에 인터넷 검색 중 유명 연예인이 백내장 부작용 0% 라고 광고하는 서울 강남의 A 안과의 홍보글을 보고 안내된 전화번호로 연락했다. 


상담 중 “혹시 실손보험이 있다면 간단한 시력 개선 목적의 렌즈삽입술을 한 뒤 수술비는 실손보험 청구해서 돌려받고 별도로 사례비 100만원을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에A 안과에 방문하여 수술 일정을 잡고 왔다. 

수술 날짜를 기다리던 중 최근 안과 병원들의 불법 환자 유인 행위 등이 공정위와 보건당국에 신고를 당했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고 병원뿐만 아니라 환자 본인도 보험사기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KB손해보험이 백내장 수술 환자를 모으기 위해 과장·허위 광고를 낸 안과 병·의원 55곳을 불법 의료광고, 불법 환자유인 등의 혐의로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이 중 25개 병·의원은 관할 보건소로부터 불법 광고 삭제 및 수정 등 행정 조치가 내려졌으며 나머지 병·의원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보험금 청구 과다 안과 병·의원을 자체적으로 분석하여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는 55곳을 추출했다.

해당 병·의원들에 대해 현장 채증 및 홈페이지를 통해 위반 사항을 확인한 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과장·허위 광고, 불법 환자유인 등의 혐의가 있는 안과 병·의원을 관할 보건소에 신고했다. 


의료법 제56조(의료광고의 금지 등)에는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은 거짓이나 과장된 내용의 의료 광고, 다른 의료인과 진료 방법을 비교하는 광고, 비의료인의 의료행위 등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 부작용 0%라고 광고하는 행위 ▲ 백내장 수술 횟수를 허위로 기재하는 광고 ▲ 예전에 받은 상에 대해 수상연도를 누락해 당해 연도 수상으로 오인하게 하는 광고 ▲ 환자에 관한 치료 경험담 등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하는 우려가 있는 광고 등은 금지된다.​ 

유명연예인이 추천하는 안과, 수험생·군인·공무원 할인 이벤트 등으로 광고하는 행위 등도 불법이다. 

누구든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는 의료법 제27조 3항(불법 환자유인)에 해당되기 때문에다.​ 

KB손해보험은 갈수록 늘어나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비용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KB손해보험의 자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청구된 비급여 실손 보험금 분석 결과 백내장 수술비의료비 청구건수는 전체 비급여 치료 중 0.6%지만 금액으로 치면 1035억원이다. 

손해보험업계 전체로는 2016년 780억원 수준이던 백내장 수술 지급 실손보험금이 지난해 1조원을 넘긴 상황이다. 백내장 수술은 치료비용이 높은데다 무분별한 수술 시행에 따른 불필요한 실손보험금 누수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KB손해보험 장기보상본부 전점식 전무는 “현행 의료법상 백내장 환자를 유인하기 위한 불법 허위 광고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 행위”라며 “이를 통해 보험금을 수령하게 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대다수의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KB손해보험은 다수의 선량한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의료 불법행위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