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엔 '잿가루', 이재민 호소엔 '끄덕'…화마 현장 달려간 尹(종합)
산불 피해 점검하며 '탄식'…그을린 나무 매만진 尹 "다 베어야 하나"
발길 멈추고 이재민 찾아 위로…1600만원 지원금엔 "너무 비현실적"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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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울진·동해=뉴스1) 최동현 기자,김일창 기자,유새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5일 까맣게 탄 나무에 맨손을 가져다 댔다. 손바닥에 묻는 잿가루는 물티슈로 문질러도 쉽게 닦이지 않았다. 그는 화마가 휩쓸고 간 산림을 보며 연신 "아유" 외마디 탄식을 뱉었다. 이재민의 손을 꼭 잡고 위로하거나, 연로한 할머니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기며 당국에 세심한 보호를 당부하기도 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북 울진과 강원도 동해를 잇달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이재민을 위로했다. 현장에 잠시 들러 몇 마디 위로를 건네는 '생색내기'가 아닌, 하루 일정의 대부분을 현장에 머무르며 산림 복원 계획과 이재민 지원책을 살뜰히 챙겼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1시26분 공군 2호 헬기를 타고 경북 울진공항에 착륙했다. 민생을 강조하는 의미로 폴라티를 즐겨 입는 그는 이날도 회색 폴라티에 검은색 재킷 차림으로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았다. 윤 당선인이 공군 항공기를 이용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가장 먼저 이재민 피해 상황부터 챙겼다. 윤 당선인은 최병암 산림청장과 전찬걸 울진군수로부터 산불 피해 관련 브리핑을 듣던 중 '인명피해가 없다는 것이 참 다행이었다'는 보고를 받자 "아유"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 군수가 '간이 상수도에 잿물이 들어오면 식수가 곤란해 산림청과 응급 복구를 계획했다'는 말에 윤 당선인은 "잿물이 바다에 안 들어가도록 어떻게 막죠"라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산불로 타버린 산림에 대한 걱정도 숨기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브리핑이 끝나자 까맣게 탄 나무 앞으로 다가가 두 손을 나무에 댔다. 양 손에 까만 재가 묻자, 바닥의 흙을 한움큼 쥐고 재를 털어내려 했지만 쉽게 닦이지 않았다. 물티슈 여러 장으로 손바닥을 문지른 뒤에 재가 지워졌다. 윤 당선인은 곳곳이 그을린 나무를 가리키며 "이런건 다 베어내야 하나"고 묻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다 이재민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임시 대피소가 마련된 울진군 부구3리 마을회관에서는 시설을 구석구석 둘러보며 "여기서 몇 분이 주무시나요" "바닥이 차네요", "식사는 여기서 하시나요" 등 불편 사항을 챙겼다. 이어 "5월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 세밀하게 더 잘 챙겨서 불편한 게 없도록 하겠다"며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힘내시고 용기를 가져달라"고 위로했다.
턱 없이 부족한 주거비 지원금에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등대마을을 방문해 심규언 동해시장으로부터 현황 브리핑을 듣던 중 '특별재난지원도 1가구 당 1600만원 밖에 지원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아니 너무 비현실적이잖나"고 헛웃음을 지었다. 한 이재민이 '1600만원으로는 건물 철거도 안 된다'고 하자 "너무 황당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 당선인은 한 할머니가 허리 수술을 제때 받지 못했다는 사연을 듣고 수차례 건강을 살피기도 했다. 그는 한 할머니가 '허리가 아파서 수술을 해야 하는데 (산불로) 병원을 못가고 있다'고 말하자 병명과 수술 날짜를 자세히 물었다. 이어 심 시장에게 "이분들도 하나하나 다 상담하셔서 보건소 의사나 간호사가 상담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 당선인은 현장을 떠나는 순간에도 할머니의 손을 잡고 "빨리 수술을 받으셔야 할텐데"라고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울진군 산불 피해 이재민과 소방관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 중식당을 찾아가 식사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중식당은 산불이 발생하자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통해 '#산불 작업하시는 분들과 이재민분들에게 무료 식사를 보내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달고 무료 식사를 제공한 곳이다.
식당 주인의 선행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는 '돈쭐'(음식을 주문해 결제한 뒤 배달을 받지 않는 방법) 행렬이 활발하게 일어난 바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 식당은 화재 때 소방관 산불진압팀에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 곳"이라며 "당선인이 고맙고 감사해서 매출이라도 올려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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