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는 2022년 3월18일(현지시간) 오후 차낙칼레 대교 개통식에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예방했다. (총리실 제공) © 뉴스1

(차낙칼레=뉴스1) 박혜연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각별히 예우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양국 기업의 건설 합작품인 차낙칼레 대교 개통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예방했다.

당초 이날 김 총리의 에르도안 대통령 예방은 차낙칼레 주청사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총리가 차낙칼레 대교 현장사무소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총리실 측에 "기다려 달라"는 의사를 전하고 현장사무소 인근에 있는 터키도로공사 사무실로 와서 김 총리와 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3시15분부터 시작한 회담은 3시55분에 끝났다. 김 총리의 이동시간이 절약된 만큼 회담 시간은 당초 예정됐던 30분보다 10분 더 늘어났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김 총리의 터키 방문에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지난달 말 예정됐던 개통식 행사가 미뤄진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이에 김 총리는 "(행사 연기는) 양국 관계에 전혀 지장이 없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보내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이원익 주터키 대사로부터 받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 등으로 터키에 방문하지 못했지만 대신 김 총리를 보냈다며 한-터키 관계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또 지난 2018년 5월 에르도안 대통령 방한 당시 만나서 반가웠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친서를 받아 꼼꼼히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022년 3월18일(현지시간) 오후 차낙칼레 대교 개통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진행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 뉴스1

에르도안 대통령과 김 총리는 차낙칼레 대교 완공을 두고 '한-터키의 우정과 신뢰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양국이 지금까지의 신뢰와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제3국에 공동 진출하자"고 제안하며, 터키의 차세대 전차인 '알타이 전차' 관련 방산 협력에 대해서도 한국에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작년 터키에 산불이 났을 때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들이 15만 달러 상당의 묘목을 기증, 한국과 터키 간 우정이 증명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양국 기술·경제협력도 중요하지만 양국 국민들 간 협력 의지가 높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울러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노력을 평가하며 "이런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점령 사태 때부터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했다. 최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이어 차례로 통화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터키 간 3자 외교장관 회담을 여는 등 중재 역할을 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김 총리와 회담 후 차낙칼레 대교 개통식 현장으로 이동할 때 자신의 차량에 동승하자고 김 총리에게 제안했다. 김 총리가 이를 수락해 실제로 개통식 현장에는 김 총리와 에르도안 대통령이 같은 차량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022년 3월18일(현지시간) 오후 함께 같은 차량에서 내려 차낙칼레 대교 개통식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박혜연 기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통식 현장에서도 김 총리를 귀빈 자리로 안내하면서 걸어가는 동안 계속 말을 걸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자신을 보기 위해 많은 군중이 몰려드는 가운데에서도 김 총리를 취재하는 한국 기자들을 보더니 가까이 오라고 손짓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차낙칼레 대교 개통식에서 축사를 통해 "(대교) 건설에 한국 기업들과 공동으로 참여해 5000명 이상 근로자들과 740개 건설 기계들을 사용해 밤낮으로 수고한 결과, 약속했던 오늘 개통식이 있을 수 있었다"며 "이렇게 거대한 작품을 짧은 시간 내에 완성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나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치켜세웠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국과 함께 내걸은 이 한걸음이 앞으로 더 많은 공조로 200억 달러의 경제성장으로 발전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터키 정부는 김 총리를 위해 수도 앙카라에서 차나칼레로 이동하는 항공편으로 부통령 전용기를 선뜻 내주기도 했다. 김 총리는 푸앗 옥타이 터키 부통령과 함께 부통령 전용기에 동승해 1시간여 동안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푸앗 옥타이 터키 부통령. (총리실 제공) © 뉴스1

옥타이 부통령은 김 총리에게 트로이 국가 등 차낙칼레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김 총리는 터키에 투자하고 있는 현대차, SK 등 기업들의 활동에 대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터키 측 상무 장관과 교육 장관, 교통인프라 장관도 배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양국 간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취재진과 만나 "대한민국 총리에 대한 예우는 각별했다"며 "터키 측이 우리 총리의 방문을 고마워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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