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소비자물가 지수 추이.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7000원 vs 7150원"

서울시가 결식아동에 지급하는 급식 단가와 김치찌개 등 백반 가격을 비교한 수치다. 지금의 급식 단가로는 제대로 된 한끼 식사가 어려운 셈이다. 이 때문에 지원 아동 상당수가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균형 잡힌 식사는 이들에게 사치에 가깝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결식아동 급식단가는 7000원이다. 종전 6000원에서 지난해 1000원을 인상했다. 지난해 7월 1차 추가경정예산에 아동 급식단가 인상을 위한 18억7000만원의 예산을 반영한 덕분이다.

결식아동 급식지원은 차상위 계층이나 기초생활수급 가구의 아동 등 결식우려가 있는 아동들에 한해 이뤄진다. 지자체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한끼당 5000원에서 1만원 사이의 금액을 가맹점에 한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제공된다. 또 학교나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급식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도 있다.


최선 서울특별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3) 측에 따르면 지난해 결식우려 아동들의 급식단가는 지난 12년 동안 2500원(2021년 상반기 기준) 정도 상승하는 수준에 그쳤다. 반면 지난 1월 외식물가는 약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서울 지역의 김치찌개 등 백반 가격은 7154원이다. 실제 삼성동 식당가와 화양동 먹자골목을 돌아본 결과 백반과 설렁탕 등 국밥류의 가격은 7000~9000원, 기본 김밥 한 줄은 2500~3500원, 라면 한 그릇은 3000~4000원 수준이었다.


서울시 꿈나무카드 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결식아동 급식 지원 가맹점들의 식사 단가도 이와 비슷했다. 비빔밥과 백반, 국밥류 등은 8000원~9000원, 자장면과 국수 등은 5000원~7000원 수준이었다.

가맹점으로 등록된 논현동의 한 한식집 사장 김모씨(51)는 "식당 메뉴 단가가 전부 7000원을 넘지만 좋은 마음으로 가맹점에 등록했다"며 "가끔 아이들이 오면 7000원만 받거나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가맹점인 논현동에 있는 해장국집 직원 신모씨(45)도 "해장국 한그릇에 기본 8000원부터 시작해 70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없다"며 "결식아동들을 거의 못 봤지만 급식카드를 보여주면 한끼 정도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GS25 강남프리미엄점에서 점원이 김밥, 햄버거 등을 진열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부족한 급식단가 탓에 결식아동들은 주로 편의점을 찾고 있다. 김효겸 한국결식아동청소년지원협회 이사는 "급식단가가 너무 낮다보니 아이들 대부분은 편의점을 이용하는 현실"이라며 "사실상 핫바나 라면과 같은 한정적인 인스턴트 식품을 사먹는 데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입장에서도 식당에선 단일메뉴만 겨우 먹을 수 있다보니 영양을 떠나 편의점에서 그나마 이것저것 사먹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급식단가를 최소한 물가상승 폭에 맞춰서 인상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편의점을 이용한다고 해서 넉넉한 것은 아니다. 포켓CU, 나만의냉장고(GS25) 등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한 편의점 도시락의 가격도 4000원~5000원대, 비싸게는 8000원~9000원대를 이뤘다. 결식아동 급식단가 7000원으로는 편의점에서조차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극히 한정적인 셈이다.

최선 의원은 "가파른 물가상승에도 결식우려 아동들에게 제공되는 한 끼 식사비는 12년 간 겨우 2500원 밖에 인상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7000원으로 인상한 것에서 시작해 앞으로 물가상승 폭에 맞춰 단계적으로 급식단가를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급식단가 인상과 더불어 아이들이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식사 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며 "과일과 야채를 반드시 포함한 도시락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양질의 식사 지원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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