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코로나19에 확진된 임신부가 출산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출산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119 신고 시 좀 과장해서 응급상황이라고 얘기하세요."

출산에 임박한 시점에 코로나19에 확진된 임신부들이 병상 부족으로 인해 분만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일이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임산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에 확진된 상태에서 진통이 오기 시작하면 '증상을 과장해서라도 병상을 배정받아야 한다'는 노하우도 퍼지고 있다.


27일 출산, 육아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나 SNS 등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때 대처하는 요령들을 묻고 답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최근 코로나 확진 임신부들이 병상을 구하지 못해 원거리 출산을 하는 사례가 계속해 발생하면서 임신부들의 불안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신부들은 온라인에서 자신들이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에 확진됐을 경우 대응 방법에 대한 정보를 나눴다. 또 정부에서 기피 현상을 우려해 확진자 분만 가능 병원의 명단을 밝히지 않고 있기에 누리꾼들은 자신들이 보건소에 문의하거나 아니면 직접 방문해 확인한 확진자 출산 가능 병원의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특히 SNS에 코로나 확진 뒤 자가격리 중 출산한 후기를 올린 한 산모는 '응급상황이 아닌 경우 보건소나 병원은 병상 배정을 해주지 않으니 무조건 119에 먼저 신고해야 한다'며 증상이 심하지 않아 보일 시 병상 배정이 늦어질 수 있으니 '119 신고 시, 좀 과장하여 응급상황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확진이 된 임신부 숫자도 크게 늘었지만 병상 확보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확진자 임신부들이 출산이 임박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아 헤매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인천에서는 코로나19에 확진된 임신부가 2시간20여분 동안 출산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결국 구급차에서 출산을 한 사례가 발생했다. 인천시 서구에 거주하는 임신부 A씨(34)는 이날 오후 6시20분쯤 진통이 시작돼 119에 신고를 했으나 수용이 가능하다고 통보를 받고 이송된 병원에서 확진자라는 이유로 입원을 거절당했다.

이후 신고 접수 1시간40여분 만인 오후 8시쯤 안양시 소재의 한 산부인과에 입원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고 이동을 시작했지만 이송 과정에서 진통이 빨라지고 양수가 터져 나오면서 A씨는 결국 오후 8시33분쯤 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같은 날 충남 아산에서는 임신부 B씨가 거주지 인근에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헬기를 타고 300㎞ 가까운 거리를 날아가 울산에서 출산을 한 일도 있었다. 또 13일 경기도 평택에서도 임신부가 서울과 수도권, 강원도 등 병원 30여곳에서 입원을 거부당해 구급차를 타고 3시간 이상을 달려 경남 창원의 병원으로 이송된 경우도 있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코로나19에 확진된 임신부가 출산을 할 수 있는 병상의 수는 전국 160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강원도 포함)에 57개, 충청권 7개, 호남권 10개, 영남권에 86개다. 확보된 병상이 해당 병원의 사정에 따라 운영이 불가할 수도 있어 확진된 임신부가 사용할 수 있는 병상은 더 적은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확진자 임신부들이 출산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하는 현상이 빚어지자 병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그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이달 4일까지 분만병상을 252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 7일 임신부가 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더라고 그동안 다니던 병원에서 출산을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해 일선 병원에 전달하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에도 확진자 임신부들의 원정·장거리 출산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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