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인수위 기획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4.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권구용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정과제 선정 기준으로 '실용주의'를 천명했다. 허울만 거창한 공약은 과감하게 걷어내고, 실현 가능한 정책만 선별하라는 주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과거 정부보다 훨씬 적은 '소수정예 국정과제'를 들고 출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4일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 1차 초안을 마련하고 세부 이행 방안 수립에 착수했다. 각 분과별로 대표 과제를 3~5개씩 취합한 것으로, 인수위는 오는 18일까지 2차 수정안을 작성한 뒤 다음달 2일 최종안을 확정해 당선인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기획조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을 여섯 차례 언급하며 인수위가 국정과제를 선정할 때 '실행 가능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으라고 주문했다.

그는 "국민께 드린 공약을 인수위에서 검토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신속하게 약속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국민의 공복이고 머슴"이라며 "국민들이 볼 때 아주 기민하면서 일 잘하고 똑똑하고 유능하게 하는 것, 그것 말고 무엇이 있겠나"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기획위원들을 향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국정과제를 잘 선정하고, 선거 때 국민들께 드린 공약들이 빨리 이행되도록 공약의 배경을 검토해 인수위에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0대 국정과제' 같은 형식과 외연에 연연하지 말라는 지침도 세웠다. 역대 정권마다 100개 이상의 국정과제를 제시하며 출범했지만, 임기 말 공약 이행률은 절반 이하를 밑도는 '말뿐인 국정과제'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그 전 보면 100개 이상 나열식 국정과제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러다가 50개도 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정부도 있었다"며 "오히려 더 집중해서 30대 과제, 50대 과제를 놓고 거의 모두 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녹색성장과 식품안전 등을 앞세운 100대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와 생애주기별 복지 등 140대 과제를 발표했으며,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을 '1호 과제'로 한 100대 과제를 선정했다. 반면 인수위는 1차 초안에서 '최우선 과제'를 공란(空欄)으로 비워둔 상태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정과제의 최우선 과제라고 리스트업 돼 있는 문건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각 분과에서 국정과제로 선정한 항목들을 현재 기조분과에서 취합을 한 상태로 이를 조율하고 정리, 수정,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가 국정과제 규모를 대폭 줄인 배경에는 윤 당선인의 '특별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 당선인은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처음에는 국정과제로 나라를 뒤집어엎을 것처럼 하고서는 정작 실현이 안 된 것이 한 둘이냐"며 "작지만 현실 가능한 과제부터 추진하라"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압도적인 여소야대 정국에서 첫 국정을 시작하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관계자는 "불요불급하고 쟁점이 있는 국정과제를 잔뜩 세우고 시작했다가 거대 야당에 발목이 잡히면 국정동력이 걷잡을 수 없이 약화할 수 있다"며 "신속하게 추진 가능한 국정과제를 우선 추진해 성과를 내고 추가 과제를 선정하는 방안이 더 유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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