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 선고를 위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 2022.2.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부동산 매매 계약을 하고 대금을 99% 이상 지급했다면 등기를 마치지 않았더라도 실제 소유권자로 보고 취득세를 부과해도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민법에 따른 등기를 하지 않았더라도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했다면 해당 물건의 소유자를 취득자로 보는 지방세법 조항에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재는 A씨가 옛 지방세법 제7조 제2항 중 '부동산의 사실상 취득'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앞서 2014년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대전 유성구의 한 토지를 14억6555만원에 분양받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16년 5월까지 분양대금 및 이자 14억64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잔금 약 448만원이 남아(전체 대금의 0.3%) 등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A씨는 2018년 B씨에게 분양권을 14억5000만원에 양도하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관할 구청은 A씨가 이 토지를 사실상 취득했다고 보고 A씨에게 취득세 8100만원과 지방교육세 697만원, 농어촌특별세 348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A씨는 세금부과처분 취소소송을 냈고 소송 과정에서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지방세법 제7조 제2항 중 '부동산의 사실상 취득'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지방세법은 부동산 등의 취득은 관계 법령에 따른 등기·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라도 '사실상 취득'하면 각각 취득한 것으로 보고 해당 취득 물건의 소유자 또는 양수인을 각각 취득자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사전적으로 취득이란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가짐을 의미하며 '사실상'이란 실제로 있었던 상태 또는 현재에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며 "심판대상조항에서 말하는 부동산의 '사실상 취득'은 등기를 하지 않았더라도 매수인이 언제든 소유권을 취득해 부동산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대법원도 이와 같은 전제 아래서 '사실상 취득'이란 사회통념상 대금의 거의 전부가 지급됐다고 볼 정도의 대금지급이 이행됐음을 뜻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통상의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사실상 취득'이 무엇인지 예측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 해석이나 적용 가능성이 있는 불명확한 개념이라고 보기도 어려워 과세요건 명확주의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록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기 전에 취득세를 납부하게 되더라도 이로 인한 재산권의 제한이 공익만큼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익의 균형성도 갖췄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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