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에 저장된 가족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았는데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당한 사례가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휴대전화에 저장된 가족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가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당한 사례가 나타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5일 "휴대전화에 저장된 번호로 발신인이 표시되도록 하는 보이스피싱 신종 수법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휴대전화에 엄마, 딸 등 가족으로부터 전화가 오자 의심 없이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족을 납치했으니 돈을 보내라" "알몸 사진을 보내라" 등과 같은 협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를 협박하기 위해 피 묻은 사진을 피해자에게 보낸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에 따르면 대학생 A씨는 지난달 15일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엄마는 흐느끼며 "큰일 났다. 납치된 것 같다"고 했다. 그때 수화기 너머로 한 남성이 "엄마를 살리고 싶으면 3000만원을 보내라"는 요구를 했다. 돈이 없다는 A씨에게 납치범은 "돈이 없으면 몸으로 때워라"며 영상통화를 요구했다. 

A씨는 이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이에 "증명해달라"고 요구하자 납치범은 피 묻은 손과 함께 엄마가 평소 하고 다니던 스카프를 제시했다. 납치범은 "전화를 끊으면 엄마를 살해하겠다"며 전화를 끊지도 못하게 했고 이 같은 상황에서 A씨는 엄마로부터 '급하니까 전화 받아봐'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보이스피싱범이 피해자를 협박하며 보낸 사진. /사진=뉴스1(경찰청 제공)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A씨는 곧바로 전화를 끊고 통화기록에서 전화왔던 '엄마'에 전화를 걸었고 납치범이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다시 전화를 끊고 엄마의 전화번호를 직접 눌러 전화를 걸었더니 진짜 '엄마'가 받아 모든 것이 사기임을 깨달았다.

A씨는 "납치범의 발음이 한국인 같았다"며 "보이스피싱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A씨는 모든 일을 경찰에 신고했고 "트라우마도 많이 남고 보복도 무섭다"며 "널리 퍼져서 사람들이 사기를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국제전화라도 휴대전화 번호 뒷부분 일부가 일치할 경우 평소 저장해 놓은 이름으로 화면에 나타난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가 '010-0000-0000'일 경우 해외에서 뒤 8자리 '0000-0000'만 같게 전화를 걸면 저장해 놓은 번호로 인식된다는 설명이다.

전화를 받을 경우 해당 가족을 해코지하겠다고 협박하고 피해자들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해 사기 범행을 저지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범인들은 피해자의 인적사항 등 개인정보를 파악한 뒤 가족 등을 사칭해 전화를 걸어 사기 범행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수본은 "범죄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평소 개인정보를 잘 관리해야 한다"며 "범죄조직들이 문자메시지(SMS)를 정교하게 조작하는 만큼 SMS에 포함된 인터넷주소(URL)는 철저하게 확인하고 될 수 있으면 누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