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고 한승헌 변호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한 변호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이해동 목사(왼쪽)와 대화하는 문 대통령.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리는 고 한승헌 변호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 3시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 변호사의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검은색 정장·넥타이를 한 문 대통령은 헌화 후 절을 한 뒤 한 변호사 부인 김송자 여사 등 유족들에 목례로 위로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에게 "위로 말씀드린다. 사회적으로도 아주 큰 어른이셨고 또 우리 후배 변호사들, 법조인들에게 큰 귀감이 되셨던 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저를 많이 아껴주셨는데 너무나 애통하다"며 "제가 직접 와서 조문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빈소 입구에서 한 변호사와 동년배로 오랫동안 민주화 운동을 함께 했던 이해동 목사와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 목사가 "이제 나 혼자 남았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그러니 좀 더 건강하시고 우리 사회 원로로서 많은 가르침을 주셔야 한다"고 위로했다.


한 변호사는 지난 20일 저녁 향년 88세 나이로 별세했다. 한 변호사는 군사정권 시절 시국사건을 다수 변론하며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렸다. 한 변호사는 1957년 고등고시 사법과 8회에 합격한 뒤 법무관을 거쳐 1960년 법무부·서울지검 검사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이후 1965년부터는 변호사로 개업해 인권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문 대통령이 이날 고인과의 인연이 깊어 한 변호사의 빈소를 직접 찾은 것으로 보인다. 한 변호사는 2017년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을 당시 선거캠프의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위원단장으로 활동했다. 2018년에는 사법부 70주년 기념행사에서 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또 문 대통령이 몸 담았던 노무현 정부 때 한 변호사는 사법제도 개혁추진위원장을 맡았고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됐을 땐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문 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학 4학년 때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돼 서대문 구치소에서 감방을 배정받았던 첫날, 한순간 낯선 세계로 굴러떨어진 캄캄절벽 같았던 순간, 옆 감방에서 교도관을 통해 새 내의 한 벌을 보내주신 분이 계셨는데 바로 한 변호사님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손꼽아보니 한 변호사님과의 특별한 인연이 50년 가까이 됐다"며 "저를 아껴주셨던 또 한 분의 어른을 떠나보내며 저도 꽤 나이를 먹었음을 실감한다. 삼가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