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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이른바 윤석열표 국정과제인 '근로시간 유연화' 논의가 본격화됐다.
현행 하루 근로 8시간, 주당 연장근로를 12시간으로 제한한 '주52시간' 근무제도의 탄력적인 운영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자는 것이 경영계의 요구다. 이에 새 정부가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 제도 개선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현행 주52시간 근무제의 법 제도를 개선해 민간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일하고 싶은 근로자에게는 일할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장관으로 취임한 이정식 장관은 지난 11일 고용부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일·생활 균형을 위해 유연근무를 활성화하는 등 일하는 문화를 바꿔 나가고 노사가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사 자율에 따른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방안 마련을 취임 일성으로 밝혔다. 윤 대통령의 정책방향에 발맞춰 취임 일성부터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한 속도감 있는 정책추진 의지를 밝힌 셈이다.
정부의 발걸음만 빨라진 것이 아니다. 줄곧 '근로시간 유연화'를 요구해 온 경영계는 새 정부 출범에 더 목소리를 키우는 모양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지난 11일 같은 주장을 해 눈길을 끌었다. 손경식 회장은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힘 중소기업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근로·시간 유연성 개선방안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우리 노동법 제도는 70년 전의 낡고 경직된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이로 인해 경제발전의 혁신동력이 약화되고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선진형 경제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노동법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활용기간을 1년으로 확대 ▲R&D 및 고소득·전문직은 근로시간 규제에 대한 예외 인정 ▲연장근로를 1주 단위 제한에서 월·연 단위로 개선해 줄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관련법 개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근로시간 연장과 관련한 노사 간 입장이 워낙 첨예한데다 여소야대 정국에 국회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다. 또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태생적인 한계도 논란거리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일정 단위 기간의 총 노동시간 범위 내에서 업무시작·종료시간과 하루 노동시간을 노동자가 직접 정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사용자 측은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를 해야 한다. 합의가 성사되면 정산기간 내 총 근로시간 범위 내에서는 기존 근로기준법의 주 40시간, 일 8시간의 근로시간 제한이 없어진다. 하지만 실제 각 근로일 사이에 최소 11시간 이상의 휴식시간 보장이 법에 정해져 있는 탓에 근로 일정 조율에 있어 근로자의 자유로운 선택이 훼방을 받는다. 여기에 사용자 측과 합의를 한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회사의 사정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는 방안 역시 현행 근로기준법상 '주52시간제'를 사실상 유명무실화 한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없다. 다만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재계와의 만남에서 경제계 인사들의 관련 요구에 공감대를 나타냈다는 데 유력한 방안의 하나로 거론된다.
이미 지난해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신상품 또는 신기술 연구개발 업무의 경우 정산기간을 최대 3개월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이 경우에는 과도한 초과 근로를 막기 위해 한 달 평균 1주 근로시간이 주 40시간을 넘은 초과분에 대해 가산수당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전직종에 그것도 그 기간을 1년으로 확대·적용한다는 것이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에서 주 4일제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최소 10시간 이상을 일하거나 다른 주에 6일치 근로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일·생활 균형' 취지에 명백히 위배된다는 게 노동계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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