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최초 '밀키트' 식당이 서울대학교에 문을 열었다. 사진은 서울대학교 학생회관에 위치한 '출출박스' 내부. /사진=하영신 기자


"시간이 없어 밥을 빨리 먹어야 할 때 주로 이용하는데 지금까지 3~4번 온 것 같아요."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는 지난달 20일 대학가 최초로 '밀키트'(간편요리세트) 판매점을 학생회관 지하1층에 열었다. 과거 김밥과 라면을 팔던 가게는 '출출박스'라는 '밀키트' 판매점으로 변신했다. 사람이 없는 무인판매 형식으로 운영돼 배가 고픈 학생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식사할 수 있다.

테이블 한쪽에서 간편조리 라면과 삼각김밥을 먹던 서울대 재학생 A씨는(남·24) "밥 먹을 시간이 별로 없을 때 주로 이용하는데 만족스럽다"며 "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서울대학교에서 학식 가격을 인상하자 학생들이 크게 반발했다. 이에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편식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외부업체와 협의해 밀키트 판매점을 도입했다.

대학교 학생식당에 '밀키트' 판매점이 문을 연 것은 서울대가 처음이다. 과연 서울대 학생들은 '출출박스'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해 머니S가 서울대학교 학생회관을 찾았다.

편의점보다 저렴… 언제든 이용 가능해 '엄지척'


학생들은 대부분 라면과 삼각김밥을 먹기 위해 '출출박스'를 찾았다. /사진=하영신 기자


기자가 '출출박스'를 방문한 시간은 오후 2시30분쯤.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판매점에는 즉석면요리·간편조리식·음료·간식·냉동간편식 등 다양한 메뉴의 '밀키트'가 준비됐다.


메뉴를 조리할 수 있는 용기를 포함한 가격은 ▲라면 1990원 ▲스파게티 2500원 ▲떡볶이 2500~5200원 ▲햇반 1200원 ▲김치 1500원 ▲삼각김밥 990원 등으로 시중 편의점보다 저렴하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브라우니와 도넛 종류도 600~1000원이다. 재학생 채모씨(여·23)는 "밥을 먹으러 오지는 않지만 간식을 사 먹으러 종종 방문한다"고 전했다.

샐러드와 도시락도 있는데 가격대는 4500~6000원이다. 재학생 이모씨(여·23)는 "다이어트할 때 종종 사 먹으러 올 것 같다"며 "도서관 위쪽에 있는 빵집에서도 샐러드를 판매하지만 거기까지 걸어가기 힘들다"고 웃어 보였다.


식당 내 테이블은 총 20여개로 3~4개의 테이블이 계속해서 채워졌다. 다소 한산한 느낌이지만 편안한 분위기여서 혼자 식사하는 학생이 많았다. 즉석코너에서 라면을 끓이던 재학생 B씨(남·22)는 "오늘 처음 이용해봤다"며 "학식 운영시간이 애매하면 식사를 거를 때가 많았는데 배를 채울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9월엔 라면·도시락 할인… 10월엔 다른 품목으로 변경

지난달 20일 오픈한 '출출박스'는 기간별로 할인하는 품목을 달리해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하영신 기자


기자가 이곳을 방문한 날은 '출출박스'가 오픈한지 약 20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무인 주문기 화면에는 '1000원의 행복' 등 세일을 알리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라면을 조리하던 재학생 C씨는(남·24) "9월에는 사전 구매하면 라면의 경우 1000원, 도시락 종류는 1000~2000원 할인하는 행사를 했다"며 "다른 제품은 할인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달에는 어떨까. 무인 주문기의 메뉴를 살펴보니 음료와 계란, 샐러드, 간식류 등을 200~1400원 할인해 판매한다. 지난달 세일했던 라면과 도시락류는 할인 이벤트를 하지 않았다. 월별로 할인하는 품목이 다른 듯했다.

학생들은 아쉬움도 토로했다. 재학생 D씨(남·21)는 "학식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좋지만 학식 운영 시간에는 굳이 이곳을 찾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학식 메뉴는 영양소가 고르게 분포된 느낌인 데 반해 '출출박스'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픈한지 한 달여가 지난 서울대학교 '출출박스'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출출박스'가 성공하면 다른 대학교에도 무인 밀키트식당이 들어설 가능성이 커진다. 서울대 '출출박스'가 앞으로 어떻게 학생들의 발걸음을 붙잡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