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져 망했다'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역사관에 문제가 있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정 비대위원장. /사진=뉴스1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져 망했다'고 언급한 가운데 이를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였다. 야당에서는 '전형적인 식민사관의 언어'라고 지적했고 여당에선 "여론을 선동하고 왜곡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비대위원장의 해당 발언을 두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인식은 일제가 제국주의로 조선을 침략할 당시 명분으로 삼았던 전형적인 식민사관의 언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다시 그런 언어가 사용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며 "제국주의 일제의 침입을 정당화했던 이완용 같은 친일 앞잡이들이 설파했던 그런 주장을 여당 대표 입에서 들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오 원내대변인은 "일본 자위대가 아닌 일본 해군이란 표현에 제대로 항의도 못 하는 정부 여당을 보면서 이러다 일본 평화 헌법 개정에 동의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 정부가 앞장서 일본 군대를 인정하고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으로 가려는 의도를 가진 건 아닌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여당에선 '당연한 이치'라며 야당의 지적에 반발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인력 관련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연한 이치인데 친일 프레임을 씌워 여론을 선동하고 왜곡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논평에 대한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하면 안 된다"고 부연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고향인 충남 공주를 언급하며 "공주 우금치에서 동학 농민군 10만명이 일본군에게 학살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만큼 일본의 국권 침탈을 뼈아프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지금 북한의 핵 위협이 선제타격을 운운할 정도로 화급해졌는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나"라며 "자유주의 연대와 힘을 합쳐 막아서야 할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중국·러시아와 연합훈련을 해야 하나"라며 "미국 아니면 일본과 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여·야 간 친일 신경전은 이날 정 비대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부터 시작됐다. 정 비대위원장은 "조선 왕조는 무능하고 무지했다"며 "백성의 고혈을 마지막 한방울까지 짜내다가 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은 국운을 걸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무력으로 제압했고 쓰러져가는 조선왕조를 집어삼켰다"며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