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 동학개미 떠난 자리 채권투자자 몰린다
② 증시부진에 채권인기 '쑥'… 증권사 고객 모시기 분주
③ '채린이' 대세라는데… 채권 투자시 유의점은?
④ 회사채 금리 급등에… 기업 자금조달 '빨간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채권금리도 상승하면서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가 늘고 있다. 금리 인상과 더불어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증시 부진으로 주식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사이 높은 안정성과 수익률을 자랑하는 채권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이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채권… 금리인상기 '역 머니무브' 심화





채권은 정부나 공공기관, 기업 등에 자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일종의 '빚 문서'로 이를 규격화해 또 다른 투자자와 사고팔 수도 있게 만든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일정 기간 이자를 받고 원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는 예금통장을 사고파는 셈이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올 9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1~9월 개인투자자의 장외 채권 순매수 금액은 14조7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개인투자자의 연간 순매수 금액이 4조541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미 3배 이상 뛰어넘은 규모다.

유형별로 보면 올해 개인의 회사채 순매수 금액은 3조3904억원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어 ▲기타금융채(1조7655억원) ▲국채(9464억원) ▲특수채(5210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3412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 금액 증가는 증시 부진 영향으로 주식 투자가 크게 위축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들어 10월 초까지 개인들은 코스피에서 28조9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7조7236억원)과 비교해 64%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 개인들의 채권 순매수세가 두드러지는 것은 금리 인상 기조 속 채권수익률이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높아진 금리로 현재 채권 시장에서는 연 4%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9월17일 기준 금융투자협회 회사채(무보증3년) AA-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연 5.408%를 기록했다. 우량 채권으로 분류되는 AA- 등급의 경우 연중 최저치(2.46%)와 비교하면 금리는 2%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회사채(무보증3년) BBB- 수익률은 연 11.264%로 나타났다.

국고채 1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은 연 3.573%, 2년물은 연 4.226%, 3년물은 연 4.242%, 5년물은 연 4.293%, 10년물은 연 4.277%에 달한다.

채권투자 하락장 대안처 '급부상'… 고금리·안정성 매력



채권 투자의 경우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신규 투자 시 수익률이 높아지고 향후 금리가 하락하는 국면에는 채권가격이 올라가 매매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통상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의 가격이 내려가고,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이미 발행된 채권 가격은 비싸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규 발행 채권에 투자해 고금리 수익을 얻거나 기존에 발행돼 거래되고 있는 채권을 낮은 가격에 매수해 매매 차익을 노릴 수 있다.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채권 투자의 장점으로 꼽힌다. 개인투자자는 채권 표면금리(쿠폰)에 대해서만 과세할 뿐 자본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그 때문에 채권 만기 시 돌려받는 원금에 세금이 붙지 않아 동일한 금리의 은행예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세후 수익률이 높다.

현재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지만, 경기 침체 위협이 부상하면서 금리가 다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부상하고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채권투자 전략에서는 채권금리 상승 국면 마무리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 통화정책은 내년 1분기 금리 인상 마무리를 예상하며 국내 통화정책도 내년 1분기 금리 인상 종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금리와 통화정책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채권금리 정점은 국내는 올해 3분기, 미국은 내년 연초일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내년을 기점으로 채권금리는 다시 중장기적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인상이 계속되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취약한 기업이나 국가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고조되는 등 자금난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 안전성이 보장된 우량 채권에 투자할 것을 강조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펀더멘털이 우수하고 높은 금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우수한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을 보유하고 있는 선진국 채권 혹은 신용등급이 높은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등에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에 대한 이해 없이 금리만 바라보는 개인들의 '묻지 마 매수 방식'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채권은 늘 투자 포트폴리오 안에 담아두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자산군"이라면서도 "그러나 중도에 사고팔기 목적으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매매 시점에 유의해야 하는데, 채권 가격이 향후 더 내려갈 수 있어 중간에 팔았을 때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