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장비 등에 손상을 입힌 쌍용차 노동조합이 국가를 상대로 져야 할 배상 책임이 너무 높게 계산됐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진은 3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에서 정부가 전국금속노조합 쌍용차지부와 노조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쌍용차 노동조합원들. /사진=뉴스1


파업 과정에서 손해를 입힌 쌍용차 노동조합이 경찰에 11억원을 배상해야 된다는 판결이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30일 국가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쌍용차 노동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사측에 정리해고에 맞서 지난 2008년 5월부터 8월까지 77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이에 경찰은 쌍용차 파업 진압 과정에서 다치거나 헬기·기중기 등 경찰 장비에 손상을 입었다며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노조가 폭력행위를 실행하거나 교사 방조한 혐의를 인정된다"며 "노동자 측이 11억3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노조에 지나친 배상 책임을 지게 한 원심 선고가 잘못됐다"며 노조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낮게 봤다. 주요 쟁점은 헬기 손상에 대한 노조의 배상 책임을 인정할 것인지 등이었다. 당시 경찰은 진압하는 과정에서 헬기를 사용했다. 이에 노조가 대응하는 과정에서 헬기가 손상된 것이다.

재판부는 "헬기로 최루액을 살포하거나 낮은 고도에서 비행해 옥외 농성 중인 사람을 상대로 직접 그 하강풍을 맞게 하는 것은 경찰의 장비를 통상의 용법과 달리 사용한 것"이라며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주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이 방법으로 파업을 진압한 것은 적법한 직무집행을 벗어났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이에 대한 방어로서 저항하는 과정에서 헬기가 손상된 것이어도 이는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며 "기중기 손상과 관련해 노조의 책임을 80%로 인정한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춰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