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박정림 KB증권 대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사진제공=KB증권, 하나증권


◆기사 게재 순서
① 금융지주, '안정'과 '변화' 사이… 신사업 선점 총력전
② 신한·NH농협은 '영업통', KB국민·하나·우리는 '재무통' 전진배치
③ '자산관리'에 힘 싣는 증권사, IB 줄이고 리서치센터·연금 신탁 강화
④ "위기관리 잘해야 살아 남는다"… 한화·미래에셋생명 대표, 운명은?
⑤ 카드사, 젊은리더로 파고 넘는다… 신한은 '소통왕'·하나는 '영업왕'



증권사들이 새해 벽두부터 캐시카우(핵심 수익원)로 불리던 투자은행(IB)부문에서 탈피하고 자산관리(WM)부문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내 증시 불황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B) 등 IB 실적이 감소하자 WM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수익구조를 개편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이자수익이 중요해진 만큼 리테일(소매금융)·WM에 강점이 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전면에 나섰다.

'WM 강점' 박정림, '영업통' 강성묵

먼저 KB증권은 WM 부문에 강점이 있는 박정림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1년이다. 박 대표가 맡은 WM 부문은 지난 5년간 성장을 거듭했다. 2022년 11월 기준 KB증권의 WM자산은 45조8000억원으로 출범 당시인 2017년 초 12조6000억원보다 3.6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2022년 WM자산 증가분 6조3000억원 중 약 4조원(64%)이 개인고객 자산 중심으로 확대됐다.

KB증권 사상 '최장수 CEO' 반열에 오른 박 사장은 앞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KB증권이 판매한 영국 신재생에너지발전소 대출 투자 펀드 '포트코리아 그린에너지 제 1~4호'의 환매가 중단 되는 등 부실 펀드 판매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앞서 KB증권은 라임자산운용의 부실 펀드가 환매 중단되면서 박 사장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 조치를 받았다. 내부통제가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KB증권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 정보통신(IT) 조직을 통합한 '디지털부문'을 신설하고 자산관리 비즈니스 전담 에자일 조직인 '자산관리 집단(Tribe)'을 편제했다.

KB증권 관계자는 "고객중심 금융투자플랫폼과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산관리 등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리테일 전문가' 강성묵 사장이 새 지휘봉을 잡는다. 강 사장은 하나은행에서 영업지원그룹, 경영지원그룹, 중앙영업그룹의 그룹장을 담당하며 리테일과 기업영업 부문과 경영관리 부문을 두루 경험했다.

강 사장은 IB에 편중된 하나증권의 수익구조를 리테일과 자산관리 중심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WM그룹에 있던 리서치센터와 연금신탁본부를 강 사장 지속 조직으로 배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디지털본부는 WM 그룹으로 편입하고 온·오프라인 결합과 MZ세대 등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은 리테일을 강화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기존 자산관리, 나무(Namuh), 프리미어블루(PB) 등 3개 채널을 아우르는 '리테일 사업 총괄부문'을 신설하고 WM지원본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한 심기필 전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조직을 이끈다.

연금컨설팅본부에는 100세 시대 연구소를 편제 변경해 퇴직연금 콘텐츠·솔루션 기능을 강화한다. 신탁 부문도 강화한다. 외부위탁운용(OCIO) 사업부 내 고객자산운용본부는 신탁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신탁업 전문조직으로 재편한다.

'구관이 명관' 미래에셋·한투·삼성

(왼쪽부터)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증권의 CEO는 올해에도 무난하게 임기를 이어간다. 자본 규모 1위인 미래에셋증권의 각자대표인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은 오는 3월 임기가 끝나지만 이사회·주주총회에서 연임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5총괄 19부문 체제에서 5사업부 2실 20부문 체제로 개편해 사업부 체계를 구축하고 IB 사업부를 전문분야에 따라 재편했다. 고객 투자상품 시장 대응 강화를 위해 WM 사업부 내에 투자전략 부문도 만들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등 기존 경영진 전원의 연임을 결정하고 경영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조직의 안정에 방점을 둔 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조직 개편을 통해 기관·법인 대상 영업을 위한 홀세일그룹을 신설하고 IB 본부를 확대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도 연임을 확정했다. 삼성증권은 리테일에서 파생되는 딜 소싱(투자처 발굴)을 관리하는 기업금융(IB) 솔루션본부를 신설했다. IB솔루션본부 산하에는 기존 부서였던 코퍼레이트솔루션팀과 신설된 IB커버리지팀을 배치했다.

기존 인수합병 업무를 수행한 기존 M&A팀과 'M&A2팀'에서 명칭을 바꿨던 사모펀드(PE)커버리지팀의 기능은 어드바이저리 본부로 이관했하고 어드바이저리 본부 내 1팀부터 4팀까지 4개팀으로 구성했다.

또한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에서 자기자본투자 업무를 진행하던 PI본부를 이 부사장이 관할하는 IB1 부문으로 이전했다. IB1 부문 산하에 사모투자(PE)팀, 벤처캐피탈(VC)팀을 배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주식시장 활황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을 얻었던 증권사들이 자산관리와 리테일에 집중하며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며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고객들의 니즈에 대응하고 차별화된 리테일 경쟁력 강화하는 등 치열한 영업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