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성과급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사진=SK 제공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이 계열사별 성과급을 차등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사내 집회를 벌이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메시지를 보내자고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성과급을 두고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직원들의 불만은 지난해까지 계열사에 상관없이 성과급을 지급했던 SK이노베이션이 올해부터 계열사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공 시절을 거쳐 SK주식회사, SK에너지 등 통합 법인으로 운영되면서 그동안 성과급을 함께 지급했다"면서 "최근 다수의 기업이 계열사별로 성과급을 다르게 지급하고 있는 만큼 SK이노베이션도 2022년 성과급부터 차등을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유 사업이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면서 석유 정제사업 중심의 SK에너지 R&S(정유&시너지), 윤활유 사업을 영위하는 SK엔무브는 각각 기본금의 80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석유 제품 유통사업 중심의 SK에너지 P&M(플랫폼&마케팅), SK이노베이션 직원은 최대 600%의 성과급을 받는다. 반면 SK온, SK지오센트릭, SKIET는 올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성과급 차등 지급에 직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일부 직원은 최태원 회장에게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 보내자고 제안하는 등 성과급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달 28일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SK이노베이션은 침몰하는 중이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게시 후 이틀 만에 댓글 400개를 돌파한 뒤 전날 오후엔 630개를 넘어섰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갑작스럽게 회사가 부문별 성과제도 도입을 시도, 설명회를 빙자한 통보회를 실시했다"며 "그 제도는 기존의 세전이익 기준만이 아닌 주가연동(VS), 탄소저감 등 3년 과제(LTI), 경영평가(STI)와 같은 방식을 산입해 성과에 연동했고 ESG를 끼얹어 혁신적 제도인 마냥 포장했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직원들의 업무와 주가의 상관관계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회사가 제시한 3년 주기 장기 목표 도달률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부는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음에도 적지 않은 인원이 0%를 받은 것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배터리 부문의 경우 초기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사업임에도 회사가 이익이 나지 않는 것을 이유로 성과급을 미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가 SK이노베이션에서 넘어간 경력직들에게 기본급을 낮추고 성과급으로 연봉을 맞춰주겠다고 제안해 이직한 경우가 다수라는 점을 들어 회사가 직원들을 현혹했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회사가 정당한 초과근무 입력을 막아 용기 있는 직원이 해답을 물어보자 최고경영자(CEO)는 '고기를 사 먹이겠다'고 망언했다"며 "성과제도 통보회 조차 점심시간이라는 이유로 질문을 받지 않고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반대한 직원들이 사내 집회를 열자 회사는 사진을 찍고 카메라를 곳곳에 설치해 참석 인원들을 색출하고 집회 시간 출입 기록을 토대로 탄압을 시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