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걱정 덜었다" 전자약, 우울증 치료 대안 되나
[머니S리포트-나만 우울한가요?③] 기존 항우울제 대비 효과 25% ↑… 국산 '세계 최초' 우울증 전자약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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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던 사람이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스스로가 지나치게 예민해서라고 꾹꾹 눌러 담기에는 우울증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가 됐다.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국내외 우울증 치료제 개발 현황과 최근 주목받고 있는 우울증 전자약을 살펴봤다.
①406만명 정신과 찾았다… 늘어나는 우울증 환자
②우울증 정복, 어디까지 왔나
③"부작용 걱정 덜었다" 전자약, 우울증 치료 대안 되나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IA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0년 1520억달러(199조원)에서 2027년 5090억달러(664조원)로 연평균 18.8%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공통된 정의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원희목 서울대학교 특임교수 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고문은 지난 3월9일 열린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포럼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의료분야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개인별 맞춤 질병예방·건강관리·돌봄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뇌파 자극 줘 치료하는 의료기기 '전자약' 주목
이 디지털 헬스케어를 구성하는 분야에 전자약, 디지털 치료제, 원격의료 등이 있다. 전자약(electroceuticals)은 전자(electronic)와 약(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전기·초음·자기 등의 자극을 이용해 특정 부위나 다양한 표적 장기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의료기기다.2013년 글로벌 제약사 GSK가 전자약이라 이름을 붙이고 제품 개발을 시작했고 2014년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공동기금을 조성한 뒤 질병, 디바이스(기기), 자극 유형 등을 다양화하며 전자약 연구를 본격 확대했다.
약물을 복용하거나 주사로 투입하면 혈관을 통해 신체 곳곳을 돌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전자약은 치료가 필요한 특정 부위만 선택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다는 장점이 주목받고 있다. 전자약 영역은 우울증,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치매, 불면증 등을 포함한 신경정신계 질환 분야를 시작으로 최근 류머티즘 관절염, 장염, 천식 등의 만성질환과 항암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자약 시장은 2029년 600억달러(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전자약에 대해서 의구심 어린 시선도 나온다. 전자약 보급이 많이 이뤄지지 않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전자기기가 오작동한다면 자칫 신경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여기에 전자약을 약·의료기기·의사의 치료행위 중 무엇으로 정리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시장 확장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집에서 쓸 수 있는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
와이브레인은 2021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재택용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에 대해 품목허가를 받았다. 마인드스팀에 앞서 출시된 우울증 전자약이 있지만 마인드스팀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최초의 전자약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기존 출시된 우울증 전자약은 자기장을 활용해 우울증의 원인으로 꼽히는 기능 저하 전두엽을 자극함으로써 기능을 정상화하는 경두개 자기 자극술(TMS)을 기반으로 한다. 아직 재택용으로 개발된 제품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병원에서만 전자약 치료가 가능하다.
반면 마인드스팀은 미세전류를 이용해 전두엽을 자극하는 경두개 직류전기 자극술(tDCS) 방식으로 작용하는 전자약으로 소형 장비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tDCS 방식의 우울증 전자약도 마인드스팀이 최초다.
의료진이 전류의 강도, 자극시간, 자극빈도 등의 처방정보를 입력하면 환자는 처방내역이 저장된 휴대용 모듈과 전기자극을 전달하는 헤어밴드 등을 이용해 집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 환자는 처방대로만 기기를 이용할 수 있어 전자약 오남용 위험도는 낮다는 게 와이브레인 측의 설명이다.
2020년 진행된 마인드스팀의 임상시험 결과를 살펴보면 매일 30분씩 6주 동안 마인드스팀을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우울증상 관해율(증상이 낫거나 사라지는 비율)은 62.8%다. 기존 복용하는 항우울제의 우울증상 관해율은 약 50% 수준으로 항우울제보다 25% 이상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브레인 관계자는 "전자약은 꾸준한 치료가 중요한데 tDCS 기술을 적용한 마인드스팀은 매일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크게 줄여준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고 말했다.
와이브레인에 따르면 2022년 7월 처음 마인드스팀이 처방된 이후 2023년 3월28일 기준 처방 건수는 2만1000건을 넘어섰다. 고대안산병원, 인천성모병원, 충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등의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병의원 75곳에서 마인드스팀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와이브레인은 마인드스팀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건강보험 등재도 추진 중이다. 실증임상을 진행해 향후 마인드스팀의 급여화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28일부터 와이브레인은 마인드스팀의 실증임상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 임상시험은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2022년도 제1차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전자약 기술개발에 대한 연구과제 일환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하며 글로벌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최초의 '재택용', 최초의 'tDCS' 방식이어서 미국에서도 허가절차가 정립돼 있지 않아 지속해 보완 논의를 거치며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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