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 역사공원 설립을 두고 주무부처와 지자체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이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28일 전남 순천역 광장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하는 모습. /사진=뉴스1


정율성 역사공원을 놓고 주무부처인 국가보훈부와 광주시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직을 걸고 저지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반면 강기정 광주시장은 보훈부에 국론을 분열하지 말라고 맞서고 있다.


29일 뉴시스에 따르면 박민식 장관은 지난 28일 오전 전남 순천역에서 열린 '잊혀진 영웅, '호남학도병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행사에 참석해 광주시가 추진하는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에 대해 "장관직을 걸고 반드시 저지시키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사람을 기리는 사업에 국민 예산을 쓴다는 것은 단 1원도 용납할 수 없다"며 "정율성의 공이 얼마나 큰가에 대해서 회의적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적도 중국으로 바꿨을 뿐만 아니라 (6·25 당시) 중공군과 북한군이 잘 싸우라고 응원한 나팔수 역할을 한 사람이지 않느냐"며 "수많은 광주 시민들·호남 주민과 대한민국 국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을 지자체장이 강행하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강기정 광주시장은 보훈부에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 것을 촉구했다. 강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율성 선생은 의열단 활동을 통해 독립운동에 참여한 독립 운동가였다"며 "해방 이후 북한으로 귀국해 음악교수이자 노동당원으로 살았으며 한국전쟁에는 노동당원으로 또 중국인민지원군 창작조의 일원으로 참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예술활동을 한 음악가이다. 이것은 추가고증이 필요 없을 만큼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라며 "그의 생애와 공과는 하나의 숨김없이 세상에 공개돼 있다"고 부연했다.

강 시장은 "문재인 정부시절인 지난 2021년에는 국립국악원 70주년을 기념해 그의 미공개 소장품을 전시하는 특별전을 개최했다"며 "지난 30년간 정율성 선생은 국익을 위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중 관계가 좋을 때 장려하던 사업을 그 관계가 달라졌다고 백안시 하는 것은 행정 업무를 혼란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한 번 더 보훈부에 요구한다. 특히 보훈단체와 보수단체를 부추겨 광주를 다시 이념의 잣대로 고립시키려는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광주시는 정율성의 생가(동구 불로동)를 복원하는 한편 인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해 대규모 중국 관광객 유치계획으로 공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한 사업은 총 사업비 48억 중 부지매입비만 30억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