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기업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을 만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났을 때보다는 부드러운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시 주석이 지난 15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재계 인사들과의 만찬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기업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을 만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났을 때보다는 부드러운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현장인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재계 인사들과 만났다. 시 주석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직후 기업인들을 만났다. 자리에 임하는 분위기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바이든 대통령과는 팽팽하게 각을 세웠다면 기업인들에게는 미국과의 개인적 인연을 앞세우며 은근하게 다가섰다.

중국 관영CCTV는 "연회장에 미국 각계 인사가 빈자리 없이 모여 앉았으며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마크 파커 나이키 이사회 의장 등도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쿡 CEO는 당초 불참할 것으로 보도됐으나 참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블랙스톤 창업자 스티브 슈와츠만과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 CEO 레이 달리오 등이 헤드테이블을 채웠다고 전했다. 외국기업의 직접투자 확대를 원하는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 1985년 미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도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미국에 대한 첫인상이 형성됐다"며 "당시 아이오와주의 드보르작씨 댁에서 머물렀는데 아직도 '2911 보니드라이브'라는 현지 주소가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차대전 당시 중국과 미국이 연합해 일본에 대항했던 상징 격인 공군부대 플라잉 타이거의 사례, 그동안 진행돼 온 미국과 중국 간 쌍방향 투자 및 경제적 협력 성과 등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양국 우호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과연 적이냐 아니면 파트너이냐' 하는 것"이라며 "상대를 주요 경쟁자이자 지정학적 도전이자 위협으로 본다면 원치 않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파트너이자 친구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어 "평화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중국을 위협으로 간주하고 제로섬 게임을 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중국은 결코 미국에 대항하거나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도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중국을 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미국 국민, 특히 젊은이들에게 펜타닐이 끼친 고통에 대해 중국이 깊이 공감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저는 마약방지 실무그룹을 구성해 협력을 강화하고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앞으로 5년 안에 5만명의 미국 젊은이들을 초청해 교류와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 워싱턴DC에 있던 세 마리의 판다가 중국으로 돌아왔는데 샌디에이고 동물원과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판다를 맞이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우리는 판다 보호에 대한 미국과의 협력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으며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경제협력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개발도상국이며 중국인들은 더 나은 일자리와 더 나은 삶을 갈망하고 있다"며 "중국은 초대형 경제인 동시에 초대형 시장이며 14억 중국인들의 현대화는 중국이 세계에 제공하는 엄청난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소수의 부유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동 부유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고용과 교육, 의료, 보육, 노인돌봄, 주거, 환경 등이 모두 밀접하고 현실적인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