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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기조가 주춤하고 있다. 국제 사회의 역학 구도가 변화하는 가운데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백악관은 지난 10월 614억달러(약 80조원) 규모의 대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등이 포함된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미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비협조로 인해 해당 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이번 상황이 당장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전면 중단되는 수순으로 진행될지는 미지수지만 미국을 맹주로 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도움 없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국의 기조 변화는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익명의 미군 고위 관계자는 미국 CNN에 출연해 내년 여름쯤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언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국가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해 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지원 수준도 강력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피로감도 상당해진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 분위기가 현재는 한 풀 꺾였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미국도 작년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해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등 적극적이었지만 최근 여론 기류는 좋지 않다. 지난달 미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갤럽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1%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하다'고 답했다.
내년 연말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는 이러한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으로 '중동 사태'가 발생하며 이른바 '두 개의 전쟁'에 깊게 개입해야 하는 데 따른 부담도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는 북핵·미사일 위기가 심화 및 장기화되는 한반도 정세에 있어 시사점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 정부는 2010년대 이후 버락 오바마·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면서 중동을 포함한 각국의 분쟁 상황에 대한 개입을 줄여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과 중동 사태는 미국이 개입을 피할 수 없었던 '중대 사건'에 해당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역시 미국과 같은 편에서 서서 해당 사안에 대응해 왔다.
만일 미국 내에 피로감이 누적돼 여론에도 영향을 준다면 내년 연말 미국 대선 국면은 쉽게 예상하기 어렵게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1차 집권 당시 한일 양국을 대상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며 주한·주일미군 철수까지 시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면 현재 펼쳐졌던 모든 정세와 외교 기조들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한미 양국은 전통적인 안보협력에 더해 경제·핵심기술·공급망 등 사실상 전방위로 협력의 공간을 넓힌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한 상황이다.
트럼프 리스크를 경험한 한국의 입장에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라는 또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내년 초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분쟁 현안에 대한 입장을 조심스럽게 표출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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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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