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물꼬’ 온도차…대통령-의료계 두번째 만남 이뤄질까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대표성' 도마에…'탄핵' 주장도
정부 '대화 의지' 강조…교수비대위 "진정한 대화의 장으로 이어지길"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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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과 각 병원 전공의 대표 및 대의원들이 20일 낮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2024.2.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직접 면담했지만, 의정 갈등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면담에서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데다 박 비대위원장의 대표성 문제 등으로 의료계 내부 목소리가 나뉘면서 정부와의 두번째 만남도 불투명해지는 모양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5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지난 4일 첫 만남이었고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 않겠느냐"며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 노력을 지속해 나가도록 하겠다. 의료계도 가급적이면 의견을 통일해서 대화의 자리에 나와 있는 분들을 통해서 의견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민주적인 자세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정부는 환자단체, 소비자 등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사회적 협의체인 '의료개혁특위'를 꾸려 의사 증원 문제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부는 2000명 증원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차관은 "아직은 (의료계의)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이고, 2000명 증원은 정부가 정책 결정을 내린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한 변경 사유가 있기 전까지 기존 방침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의료계 내에서는 분열이 일면서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 위원장이 의료계를 대표할 수 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전날 "박 위원장은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입장을 발표했는데,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전공의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전공의들 스스로 환자생명과 직결된 필수진료를 내팽개친 집단 진료거부 사태를 반성하고 중단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임현택 차기 의협회장도 박 위원장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임 회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밖의 거대한 적보다 내부의 적 몇 명이 자신을 힘들게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의사들 내부에서도 박 위원장의 단독 면담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 소재 병원을 사직한 한 전공의는 "결론이 이미 정해진 만남이었기 때문에,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논의 역시 별 진전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박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사람들이 결정하면서 오히려 전공의들이 분열하는 계기만 됐다"고 비판했다.
전날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박 위원장을 탄핵하자는 성명서가 돌기도 했다. 성명서에는 "1만여 명의 사직 전공의들은 대담이 진행되는 내내 비대위에서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에 분노와 무력감, 불안에 휩싸였고 의사 커뮤니티에 수많은 비판글이 올라왔다"며 "면담 후에도 어떤 회의 내용도 대전협 병원 대표를 비롯한 사직 전공의들에게 공지하지 않고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적혀있다.
의대교수, 의협은 이번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진정한 대화의 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회동 이후 대통령실에서 의대정원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진정한 대화의 장으로 이어지길 강력히 염원한다"고 말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도 뉴스1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애당초 무언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었고, 서로의 입장을 들어보고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결정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고 설명했다.
의협 비대위는 오는 7일 제7차 의협 비대위 회의를 열고 이번 회동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대책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박 위원장도 참석한다.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협의가 무산되면서 전공의들의 복귀는 더욱 요원해졌다. 의대교수들은 의료공백이 심화됨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전의비는 전날 회의를 열고 각 대학별 교수들의 주당 진료시간, 향후 활동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수련병원 의과대학 교수들의 소진을 막기 위해 24시간 연속근무 후 주간 업무 오프(휴무) 보장은 최소한의 조치"라며 "이를 위해 외래 및 수술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정형외과 교수는 "인력이탈이 심화되는 가운데 교수들마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운영되는 수술방 수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남은 교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고도 수리가 안 되어서 근무를 하는 교수들이다. 체력적, 정신적으로 한계에 다다랐다면 이제는 시스템적으로 병원 운영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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