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은 워싱턴 의사당에서 95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이스라엘 패키지를 표결에 부쳤다.사진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사진=로이터
미 하원은 워싱턴 의사당에서 95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이스라엘 패키지를 표결에 부쳤다.사진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사진=로이터


미국 연방 하원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을 지원하는 950억달러(한화 130조원)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반년간의 표류 끝에 처리했다.


하원은 20일(현지시각)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찬성 311표, 반대 112표로 가결했다. 또 260억달러(약 36조원) 규모의 대이스라엘 안보 지원안을 찬성 366표, 반대 58표로 가결했다. 대만 등 인도·태평양 동맹 및 파트너에 대한 81억 달러(약 11조원) 지원안도 통과시켰다.

법안이 통과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었다. 미국 하원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반대가 많자 백악관은 작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전 후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과 대우크라이나 지원, 대만에 대한 지원, 국경안보 강화 등을 묶은 1050억달러 규모의 추경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하원 다수당) 하원 의원들은 이스라엘 지원만 떼어낸 별도 법안을 추진하는 등 어깃장을 놓으면서 대우크라이나 지원안은 표류했다. 결국 지난 13일 이란의 대이스라엘 공습으로 대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지원액을 개별 법안으로 분리해 처리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번 법안에 따라 ▲미국의 무기·비축물자·시설을 보충하는 데 230억달러 ▲유럽 주둔 미군 작전에 110억달러 ▲우크라이나군 첨단 무기 시스템과 방위 장비 구입에 140억달러가 배정됐다. 또한 미국 은행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약 60억달러)도 우크라이나에 이전할 수 있게 됐다.


같은 날 하원 본회의에선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과 함께 이스라엘과 대만을 지원하는 법안도 표결을 통과했다. 총 3건의 대외 안보 지원 법안(총 953억달러·약 131조)은 나란히 상원에 회부됐다. 상원 표결은 이르면 23일 진행될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을 지원안 조치가 미국 하원을 통과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번 지원안이 시행되면 러시아의 침공으로 약 2년2개월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상당한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역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결정을 내린 민주·공화 양당과 특별히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법안에 대해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고 수천, 수만 명의 생명을 구하며 양국이 더 강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게재한 영상에선 "최전선에 있는 우리 군인들이 체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2년 넘게 침공 중인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했다. 법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전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