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023년 7월18일 서이초 교사 사망 후 302일이 흘렀다. 국회와 정부는 교권 회복을 담은 법안을 발 빠르게 통과시켰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과 임용고시 준비생들은 아직도 저마다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뉴스1>은 스승의날을 맞아 서이초 사건 후 교사와 예비 교사들이 겪는 그늘을 집중 보도한다.


2023.9.4/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2023.9.4/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김기성 기자 = "막연히 교사라는 직업이 존경받고 사랑받는 직업이라 생각했는데 현실이 그렇지 않아 슬펐어요."

국어 교사를 꿈꾸는 임용고시 준비생 홍 모 씨(26·여)는 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14일 지난해 발생한 서이초 사건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의 한 사범대학교에 재학 중인 홍 씨는 "서이초 사건이 직접적인 이유가 돼 시험을 포기한 친구는 없지만 (사건 이후)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불안한 시험공부에 비해 교사라는 직업이 인정받고 보람찬 직업인지 회의를 느끼며 다른 길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생겼다"며 "다들 큰 꿈을 가지고 사범대에 입학했는데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서이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젊은 교사의 극단적 선택은 교권 침해에 고통받는 교사들의 실태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후 국회는 지난해 9월 교사들의 교권 보장 내용을 담은 '교권 회복 4법'을 통과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임용고시생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특히 박봉인 월급에 교육 현장에 대한 불안감이 겹쳤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 준비생은 시험 포기도 선택 사항으로 고려하고 있다.

시간제 강사를 병행하며 11월 임용고시 시험을 준비 중인 김 모 씨(26·여)는 "서이초 사건으로 사람들이 교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정신적으로 힘든 직업이고 적은 월급을 받는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주변에서 그런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자연스레 이탈 고민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신규 유입이 줄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30대 여성 준비생 최 모 씨는 "주변 이탈이 크다고 느끼지는 않으나 몇 년 사이로 응시생이 점점 줄어든다고 느꼈고 이전부터 공부한 사람들만 계속 응시하는 것 같다"고 준비생 사이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걱정은 저출산에 따른 교원 감축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정부는 초·중등 공립학교 교원 정원을 4296명 감축하는 입법 예고를 마쳤다. 3401명을 줄이기로 한 지난해보다 895명(26.3%) 늘어났다. 가시적인 처우 개선은 보이지 않는데 임용의 구멍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는 셈이다.

기간제 교사와 시험 준비를 병행하는 임 모 씨(29·남)는 "항상 이번 시험이 교사가 될 수 있는 마지막 버스가 될 것 같아 초조하다"고 토로했다. 최 씨는 "교원 정원 축소는 예상한 일이나 매년 시험 준비를 하며 감축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교사를 꿈꾸는 이들은 스승의날을 맞이해 교권 회복과 교육 현장을 바라보는 사회 인식의 변화를 손꼽았다.

김 씨는 "쏟아지는 교권 추락 사례, 교사 월급은 적다는 인식 등으로 교사가 사회적으로 불쌍한 사람처럼 보여 안타깝다"며 "사람을 살리는 의사를 존경하듯, 학생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교사에게도 존경의 마음이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 씨는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교사, 학생, 학부모 사이의 관계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를 바란다"며 "모두가 학교에서 행복하고 임용 준비생들이 더 부푼 기대감을 가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