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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뒤에도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1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주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가을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추위를 모르는 모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가을을 실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독 심했던 늦더위로 인해 모기가 서식하기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정회훈씨(27)는 "오늘 아침에 회사로 출근하는데, 엘리베이터에 모기가 날아다녀 신기했다"며 "올여름엔 오히려 모기가 적었는데 오히려 추워지니까 모기가 늘어난 것 같아 의아스럽다"고 했다.
이민수씨(26)도 "지난 주말 집에 모기 2마리가 날아다녀 밤잠을 설쳤다"며 "따뜻한 실내가 아닌 밖에서 모기가 날아다닌다. 지난해보다 확연히 모기가 늘어난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이러한 반응은 단순히 느낌이 아니라 수치로 증명된다. 서울시 모기 예보에 따르면 이날 '모기 발생 단계'는 2단계(관심)로 나타났다. 이는 야외에서 모기 활동이 관측되며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20% 이내로 형성된 것을 의미한다. 여전히 모기가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5년 전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뚜렷하다. 이달 셋째 주(14~20일) 7일 내내 모기 예보가 2단계로 나타났으나 2019년 같은 기간에는 일주일 모두 1단계(쾌적)였다. 1단계는 야외에서 모기 활동이 거의 없고 모기 유충 서식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여름보다 가을에 모기가 서식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모기는 통상 9월 중순 이후 월동 여부를 결정하는데 올해의 경우 추석까지 이어진 더위로 모기의 월동이 늦어졌다는 분석이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올여름엔 날씨가 너무 덥고 비가 오지 않아 모기가 서식하기 어려웠다"며 "오히려 9월쯤부터 적당히 더운 날씨에 비까지 내려 모기 수가 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모기는 변온 동물이라 기온의 영향을 받아 활동한다"며 "올해의 경우 9월까지도 높은 기온이 유지됐기에 12월 중순까지도 계속 관측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후 변화로 모기의 활동 시기가 늘어남에 따라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방역 활동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 교수는 "우리나라도 점차 날씨가 더워지고 겨울이 짧아지는 아열대성 기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모기의 활동 기간이 늘어나면 그만큼 방역 기간을 연장하는 등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모기가 활동하는 동안은 방제 작업이 계속돼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정화조처럼 모기 유충이 서식하는 장소를 찾아내 박멸하는 등 효과적인 방역 기술을 개발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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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