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2025.1.2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정재민 서한샘 김정은 윤주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계엄 선포 때와 마찬가지로 빨간 넥타이를 매고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윤 대통령은 각종 혐의를 부인하는 발언을 이어가는가 하면 '계엄의 밤'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무표정을 유지한 채 바라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 사건 3차 변론기일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입던 수용번호 10번이 새겨진 수용복을 벗고 남색 정장에 흰 셔츠,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출석했다.

그는 재판관석을 기준으로 하단 오른쪽에 마련된 피청구인석 앞줄에 착석했다.


윤 대통령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피청구인 본인 나오셨습니까"라고 묻자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살짝 숙인 뒤 앉았다.

그는 문 권한대행이 "의견 진술을 희망한다면 발언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하자 "처음 출석했으니 간단하게만 말씀드리겠다. 여러 헌법 소송으로 업무가 과중한 데 저의 탄핵 사건으로 고생하게 돼 먼저 재판관님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은 "저는 철들고 난 이후로 지금까지, 특히 공직 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했다. 또 "헌재도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라 재판관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한다"며 "또 필요한 상황에 질문이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발언 중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헌법 재판관과 변호인 측을 번갈아 쳐다보며 발언했다. 발언 도중 손을 들어 강조하는 특유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그는 발언 후에는 증거로 채택된 서증을 보기 위해 모니터 화면에 집중했다. 다소 긴장하는 듯한 모습도 엿보였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들의 진술을 조용히 들었다. 중간중간 자신의 왼편에 앉은 도태우 변호사와 귓속말로 대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리인인 도태우 변호사가 발언 도중 숫자를 잘못 말하자 그의 팔을 툭 치고는 숫자 '3'을 암시햐는 듯 세 손가락을 펼쳐 보이며 발언을 수정하게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 측이 제시한 12·3 비상계엄 당일 CCTV 영상이 재생되자 자리 앞에 있는 모니터를 응시했다.

해당 영상에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육군 707특수임무단 헬기 3대가 국회 운동장에 착륙하는 모습, 계엄군이 유리창을 깨뜨리고 국회 내부로 침투하는 모습, 국회의장 공관에 출동한 계엄군의 모습,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진입한 모습 등이 담겼다.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윤 대통령은 입을 다문 채 무표정으로 자리 앞에 놓인 모니터를 바라봤다. 선관위 영상이 재생되면서부터는 대형 스크린으로 시선을 옮겨 여러 차례 곁눈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선관위 과천청사 정문에 계엄군이 진입하는 모습이 나오자 입과 턱을 쓸어 만지며 대형 스크린에 시선을 뒀다.

윤 대통령은 재판 말미엔 "청사에 진입했는데 직원들이 저항하니까 (군인들이) 스스로 나오지 않느냐"며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는데"라고 말했다.

또 "국회와 언론은 대통령보다 강한 '초갑'"이라며 "제가 무리해서 계엄 해제 요구 의결을 못하게 한다고 해도 국회는 얼마든지 해제 요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1시간 43분간 이어진 재판이 종료되자 윤 대통령은 재판관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재판관이 나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후 김성훈 경호차장이 직접 피청구인석까지 나와 윤 대통령과 함께 퇴정했다.

윤 대통령은 재판을 마치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청사 내부 별도 통로를 통해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오후 4시 41분쯤 헌재를 떠났다. 윤 대통령은 현재 서울구치소로 복귀하지 않고 국군서울지구병원으로 이동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5.1.2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