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월급 상승세가 2년 연속 둔화한 반면 소비자 물가는 급등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시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설 성수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뉴스1


근로자 월급 상승세가 2년 연속 둔화했지만 소비자 물가는 급등했다. 근로 소득과 물가 상승률의 격차가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근로자의 세금 부담은 소폭 줄었지만, 그 혜택은 주로 최상위 소득자들에게 집중됐다.


30일 뉴스1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국세청에서 받은 근로소득 천분위 자료에는 2023년(귀속 연도) 1인당 평균 근로소득(총급여 기준)은 4332만원으로 전년 대비(4213만원) 2.8%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 한 2020년(2.3%)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근로소득 증가율은 2021년 5.1%까지 확대됐으나 2022년(4.7%)에 이어 2023년까지 2년 연속 둔화했다. 이는 최근 10년 평균 증가율(3.6%)을 밑도는 수준이다. 반면 근로자 월급이 소폭 증가하는 동안 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3년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6% 상승했다.


근로소득과 소비자물가의 상승률 격차는 -0.8%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0.4%포인트)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다. 근로소득 증가율이 물가 상승률을 밑돈 것은 2009년(-2.0%) 이후 처음이었다. 특히 2022년 이후 이 격차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2023년 근로소득자의 전체 세 부담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2022년 국회와 정부는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과세표준 5000만원 이하 하위 2개 구간을 상향 조정하는 등 세법을 개정했다. 그 결과 2023년 1인당 평균 결정세액은 428만원으로 전년 대비 6만원(-1.4%) 감소했다.


그러나 소득별 세 부담 변동 폭에는 차이가 있었다. 근로소득자 최상위 0.1%(2만852명)의 2023년 평균 결정세액은 3억3290만원으로 전년 대비 1836만원(-5.2%) 감소했다. 반면 중위 50% 구간(20만8523명)의 평균 결정세액은 29만2054원으로 오히려 0.9% 증가했다.

임광현 의원은 "2000만 근로소득자의 소득 증가세가 약해지고 물가를 고려한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소득의 마이너스 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근로소득자의 소득향상을 지원하는 조세·재정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