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첫 5600선 마감한 19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사진=뉴스1


지난해(2025년) 4분기 가계빚(가계신용)이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10·15 부동산 정책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증시 호조에 따른 증권사 신용공여 확대와 카드 사용 증가가 전체 증가폭을 떠받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7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7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14조원으로 전분기(2025년 2분기 대비 3분기 증가폭 14조8000억원) 대비 줄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 지표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 잔액은 1852조7000억원으로 11조1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3분기(+11조9000억원)보다 줄었다.


주담대 증가세 둔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말 주담대 잔액은 1170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조3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4분기 증가폭은 전분기(+12조4000억원)보다 5조원 이상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주담대 증가폭은 2023년 1분기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주담대와 달리 기타대출은 증가로 돌아섰다.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3조8000억원 늘어난 23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5000억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표=한은


기관별로 살펴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6조원 늘어 전분기(10조1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반면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4조1000억원 늘며 전분기(1조9000억원)와 비교해 증가폭이 커졌다.


상호금융에서 연말 집단대출 취급이 확대됐고 은행권이 대출 총량관리를 하면서 비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카드 사용액을 뜻하는 판매신용 잔액은 126조원으로 4분기 중 2조8000억원 늘었다. 연말 신용카드 이용 확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혜영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의 신용대출과 보험회사 약관대출 등이 증가한 가운데 여신전문회사의 카드론 감소폭이 축소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 은행이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면서 비은행권으로 이동한 부분이 반영됐을 것이고, 금융투자협회의 증권사 신용공여액이 계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주식 투자 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간 기준 가계신용은 56조1000억원 늘어 전년 말과 비교해 2.9% 증가했다. 2021년(7.7%)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최근 5년간 가계신용 증가율은 ▲2021년 7.7% ▲2022년 0.2% ▲2023년 0.9% ▲2024년 2.1% ▲2025년 2.9%로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전년대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 팀장은 "가계신용 증가율이 2.9%이고, 3분기까지 명목 GDP 증가율이 3% 후반대로 보여지는 점을 감안하면 전년에 비해 가계부채 비율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