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가 조현범 회장의 사임 이후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한다. 전략·재무 전문가들을 이사회 전면에 배치해 전문성을 높일 방침이다. 사진은 조현범 회장의 모습. /사진=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 이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된 한국앤컴퍼니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한다. 오너 일가의 갈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략·재무 임원들을 이사회 전면에 배치해 의사결정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앤컴퍼니는 3월26일 경기 판교 본사 테크노플렉스에서 제 7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 및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지난 20일엔 이사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 건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기존 조현범·박종호 각자 대표이사 체제는 박종호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재편됐다.

한국앤컴퍼니는 "최근 가족 간 문제가 이사회 운영 문제로 비화돼 이사회의 독립성과 순수성이 훼손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경영진과 이사회가 본연의 의사결정과 사업 실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내이사 사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언급한 가족 간 문제는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고문과의 갈등이다. 조 전 고문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조 회장과 6년 전 경영권 다툼을 벌인 바 있다. 현재도 개인 소송을 비롯해 한국앤컴퍼니 주주연대에 참여해 단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조 회장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주주연대는 이번 주총에서 김경희 전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회사의 업무 관련 비위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이사에서 당연 퇴임하도록 하는 정관 변경도 요구해 사측과 주주연대 간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집중투표제도 중요한 변수다. 집중투표제란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당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각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현재 조 전 고문의 지분은 18.93%로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차녀 조희원씨의 10.61%를 합하면 30%에 육박한다. 조 회장 측 지분이 47.24%에 달해 경영권 박탈까지는 불가능하지만 향후 이사회 구성에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앤컴퍼니는 조 회장의 경영 공백을 이사회 강화를 통해 보완할 방침이다. /사진=한국앤컴퍼니


한국앤컴퍼니는 조 회장의 공백에 대응한 이사회 재편을 추진할 방침이다. 조 회장이 사임을 결정하며 경영진과 이사회가 본연의 의사결정과 사업 실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조치다. 구체적으로 기존 사내이사 2명·사외이사 4명 구성을 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6명 등 9인 체제로 확대해 이사회 기능을 강화한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박종호 사장을 재추천하고 미등기임원인 김준현 부사장과 박정수 전무를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한국앤컴퍼니 경영총괄을 맡고 있는 김 부사장과 재무기획실장인 박 전무는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재무통으로 이사회의 전문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게 된 박종호 대표는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성과 창출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의 경영 정상화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4.5% 증가하며 인수 이후 체질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말 증설을 마친 미국 테네시 공장의 가동률을 점차 끌어올려 북미 대응력을 높일 방침이다.

한국앤컴퍼니는 "조 회장이 이사직을 사임하더라도 회사의 지속 성장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민과 역할은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