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월27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지방우대금융 지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벤처·혁신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상장 공모펀드 '기업성장펀드(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제도가 이달 17일 본격 시행된다. 코스닥시장에 펀드가 상장되는 것은 20여 년 만이다.


금융위원회는 BDC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업무·상장·공시규정 개정을 완료했다고 5일 밝혔다.

BDC는 비상장 벤처·혁신기업과 코넥스·코스닥 상장기업(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 벤처조합 출자지분(구주) 등 주투자대상기업에 자산총액의 60% 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다만 코스닥 상장기업과 벤처조합 각각에 대한 투자는 최소투자비율 60% 산정 시 30%까지만 인정돼 특정 분야 쏠림을 제한한다. 나머지 자산은 국공채·현금 등 안전자산에 10% 이상, 나머지 30%는 공모펀드 운용규제 내에서 자율 운용이 가능하다.


투자 방식은 주식 및 전환사채(CB)·교환사채(EB)·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입, 금전 대여로 한정된다. 금전 대여는 전체 주투자대상기업 투자금액의 40% 한도 내에서만 허용한다.

투자자 보호 장치도 강화했다. 최소 모집가액은 300억원이며 만기는 5년 이상으로 설정해야 한다. 운용사는 모집가액 600억원 이하분에 5%, 600억원 초과분에 1%를 자기자금으로 시딩투자하고 일정 기간 의무 보유해야 한다. 투자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를 토대로 투자대상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신용위험을 사전에 검토하는 절차도 의무화했다. 펀드 재산의 공정가액 평가는 분기별로, 외부평가는 반기별로 실시해야 한다.


운용사 자격과 관련해서는 기존 종합 운용사 42개사가 시행일 즉시 BDC 운용업 인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신규 진입을 원하는 벤처캐피탈(VC)·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에는 6년 이상 업력과 3000억원 이상 평균 수탁고 요건을 갖출 경우 특례를 부여한다.

BDC 증권은 코스닥시장에 설정·설립일로부터 90일 이내 상장해야 한다. 거래소는 4월까지 시스템 정비를 완료할 예정이며, 이후 운용사별로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 심사와 거래소 상장심사를 거쳐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일반투자자는 상장 전에는 은행·증권사 판매채널을, 상장 후에는 MTS·HTS를 통해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BDC가 그간 사모 중심으로 운용돼 온 벤처 투자 시장에 일반투자자의 참여 통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제도 변화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운용성과와 유동성 확보 여부가 제도 안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