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대


제4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뱅크, 이하 인뱅) 인가 재추진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후보 컨소시엄들이 모두 예비인가 문턱을 넘지 못하며 기대감이 꺾였지만,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 등 기존 인뱅 3사의 성장 한계와 포용금융 확대 기조가 맞물리면서 제4인뱅 필요성이 재차 부상하는 모습이다. 다만 자본력과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 등 핵심 심사 요건을 둘러싼 의구심은 여전해 실제 출범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중단된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필요한가?'를 주제로 한 간담회가 열렸다. 자리는 민병덕·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주최로 마련됐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경기 안양시동안구갑)은 인사말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산업의 고착된 관행을 깨고 경쟁을 촉진하며, 기존 금융이 닿지 못했던 영역에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도입됐다"면서도 "기대와 달리 가계대출 중심의 이자수익 구조가 강화되며 기존 은행과 차별화되지 못한 한계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23년 신규 사업자의 은행업 진입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금리와 서비스 측면의 경쟁을 촉진해 금융 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은행권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지난해 3월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을 받았지만 당초 2개월로 예상됐던 심사는 지연 끝에 같은 해 9월에야 결론이 났다. 심사 결과 소소뱅크, 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 등 4개 컨소시엄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금융위는 자금조달 안정성,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 포용성 등을 중점 평가했지만 대부분이 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봤다.


금융위는 당시 "향후 제4인뱅 신규인가는 금융시장 경쟁상황,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공급 상황 및 은행업을 영위하기 적합한 사업자의 진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4인뱅 인가 재추진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금융위가 지난 2월 신장식(조국혁신당·비례대표)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제4인뱅 신규 인가 절차 재추진 여부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억원 위원장은 "제4인뱅의 필요성과 여건 성숙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기존 인뱅들, 혁신·경쟁 촉진에도 한계점 분명"

전문가들은 제4인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성공 여부는 결국 구조 설계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송민택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존 인뱅 3사가 디지털금융 혁신과 경쟁 촉진에는 기여했지만 소상공인 금융 공급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소상공인 특화 전문은행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4개 컨소시엄이 모두 예비인가를 받지 못한 데 대해 "수익성과 시장성 중심 심사로 구조적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재추진의 핵심은 인가 여부가 아니라 조건과 구조 설계"라고 짚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도 "제4인뱅은 기존 은행과의 단순 경쟁이 아니라, 자본에서 소외된 영역에 자금을 공급하는 혈맥이 돼야 한다"며 제도 도입 당시의 포용금융 철학 복원을 주문했다.

반면 신중론도 적지 않다.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 인뱅 3사도 수익성을 이유로 가계대출, 특히 주담대 중심으로 쏠렸다"며 "소호 특화대출 의무화나 가계대출 비중 제한 같은 안전장치를 인가 조건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한국 소매금융 시장은 이미 구조적 포화에 가까워 신규 진입이 오히려 사회적 순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취약계층 자금 공급과 임팩트 생태계 구축 측면의 정책적 필요성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이인묵 한국신용데이터 이사는 "생산적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 제4인뱅의 재추진은 필요하다"며 "국회의 정책적 의지, 금융당국의 재점토 신호, 소상공인의 절실한 수요가 동시에 존재하는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