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주식투자는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손실 관리가 성과를 좌우하는 만큼 '뺄셈의 게임'이라는 점이 묘하게 닮았다. 큰 수익을 올리는 것이 투자 성과의 목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큰 손실을 피했느냐가 핵심이다.


투자자들은 종종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을 찾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정작 시장에서 살아남은 투자 고수들은 대박 종목을 많이 가진 게 아니라 치명적인 손실을 피하는 능력이 뛰어난 공통점이 있다. 예를 들어 투자금이 50% 줄었을 때 이를 원래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선 100%의 수익이 필요하다.

모든 종목에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는 없다. 시장은 언제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고 어떤 투자도 완벽하게 성공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손실 관리가 전제된 상태에서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나 단기 급등 종목을 쫓는 매매가 위험한 이유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전체 투자 성과를 크게 흔들 수 있다.


이런 원리는 골프에서도 적용된다. 골프를 배우기 전에는 '버디'를 많이 잡으면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하다 보니 '더블보기'와 '트리플보기'를 만들지 않아야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됐다. 한 번의 화려한 샷이 주는 짜릿함에 골프 매력이 더해질 수 있지만 최종 스코어를 좌우하는 건 결국 실수를 줄이는 것이었다.

골프 고수들은 비슷한 전략을 언급한다. 버디는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이지 매번 노리는 목표가 아니라는 것. 버디를 노리기 위해 무리한 샷을 하기보다 홀별 규정 타수인 '파'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이보다 하나 덜 치는 버디가 스코어를 줄여주지만 두 타를 더 친 더블보기 하나는 단일 버디로는 만회하기 어려운 손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성'도 골프와 투자의 공통점이다. 골프 초보자들은 단지 '멀리 치는 것'에 집착하기 쉽다. 그러나 경험이 쌓일수록 '방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아무리 멀리 날아간 공이라도 숲이나 러프에 떨어지면 다음 샷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페어웨이에 공이 있다면 여유롭게 다음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리는 투자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쌓아가는 투자다. 시장에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성장주에 투자, 높은 수익을 올린 화려한 성공 사례가 자주 언급되지만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투자자들은 대체로 꾸준한 수익을 쌓아 온 사람들이다.


결국 장기전이라는 점에서도 골프와 투자는 닮았다. 골프는 18홀을 거치는 경기다. 한 홀에서 실수를 하더라도 다음 홀에서 만회할 기회가 있는 만큼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 실수에 연연하면 또다시 미스샷을 낼 가능성이 높지만 차분하게 다음 샷에 집중하면 흐름을 되찾을 수 있다.

주식투자도 긴 시간에 걸친 게임이다. 상승장과 하락장이 반복되고 투자자는 그 속에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결국 투자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장기간에 걸친 선택들의 누적이다.

골프장에서 스코어가 좋은 사람을 보면 무리한 샷을 하지 않고,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한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기회를 포착하는 공격 또한 투자에서 배제할 수 없는 요소지만 오래 살아남는 투자자들은 언제 공격해야 하는지보다 언제 물러나야 하는지를 잘 아는 사람들이다.

골프 스코어와 주식 수익률의 공식은 결국 같은 곳을 가리킨다. 투자란 결국 버디를 쫓는 게임이 아니라 보기를 줄여가는 과정에 가깝다.

박찬규 증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