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근무하던 주점 사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1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두고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신이 근무하던 주점 사장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신고한 10대 여성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숨졌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2025년 12월28일 오후 2시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 한 주점에서 일하던 A씨(19)가 40대 사장 B씨를 준강간 혐의로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같은 날 새벽 영업을 마치고 오전까지 회식했고 동석자들이 차례로 귀가한 뒤 주점에 단둘이 남았다. A씨는 조사에서 "술을 마신 뒤 기억을 잃었고 그사이 성행위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085%로 운전면허 취소 기준(0.08%)을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B씨는 경찰 조사에서 "합의된 관계였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주점 내부 CCTV 영상, 피고소인, 동석자 진술 등을 토대로 A씨가 항거불능 상태에서 성폭행당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건 전후로 두 사람이 웃고 대화하며 주점을 이동한 점, 술자리에서 스킨십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런데 지난 2월18일 경찰의 불송치 결정 통보를 받은 A씨는 사흘 후인 같은 달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신고 접수 이후 사망 전까지 지인들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며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 휴대전화에서는 "더 이상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내용과 함께 이의신청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A씨 이의신청서를 접수했고 이 사건은 검찰로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보완 수사를 요구, 경찰은 추가 조사를 진행해 지난 7일 검찰에 통보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찰이 당시 피해자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 사건을 마무리한 점 등을 이유로 부실 수사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족들 역시 경찰의 수사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진술을 반복해 진술하게 하는 것도 2차 피해가 될 수 있어 여러 차례 조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CCTV 영상 등 여러 수사 내용을 보면 피해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